文대통령, 송영무 국방장관에 지시
육군ㆍ기무사 배제, 해ㆍ공군 검사로 구성
朴정부 軍 고위인사 수사로 이어질 듯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기무사 계엄령 문건 수사 관련 특별지시사항에 대해 브리핑한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촛불집회 당시 국군 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과 관련,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독립수사단 구성을 지시했다. 군 관련 사건에 독립수사단이 구성되는 것은 창군 이래 처음이다. 수사단에서 육군과 기무사 출신 배제를 명시해 박근혜 정부 당시 육군 출신 군 고위 관계자 수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0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독립수사단을 구성해 신속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며 “문 대통령은 독립수사단이 기무사의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도 수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독립수사단을 비(非)육군, 비기무사 출신 군검사로 구성하라는 지침도 내렸다. 기존 수사 주체였던 국방부 검찰단 대신 해ㆍ공군 검사 출신으로 구성된 특별수사단이 수사를 맡게 된다. 독립수사단은 또 국방부 장관의 수사 지휘를 받지 않고, 보고도 따로 하지 않는다. 송 장관은 입장문에서 “최단시간 내 수사단장을 임명하겠다”며 “수사단장이 독립적인 수사권을 갖도록 보장함으로써 장관의 지휘권 행사 없이 수사팀의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수사 진행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이 독립수사단 구성을 지시한 이유와 관련, “이번 사건에 전ㆍ현직 국방부 관계자들이 광범위하게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있고, 현 기무사령관이 계엄령 검토 문건을 보고한 이후에도 수사가 진척되지 않고 있고, 기존 국방부 검찰단 수사팀에 의한 수사가 의혹을 해소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특별 지시는 청와대 비서진 현안점검회의 결과를 인도 현지에서 보고 받고 한국 시간으로 9일 저녁 내려진 것이라고 김 대변인은 덧붙였다.

그래픽=신동준 기자

앞서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기무사가 위수령ㆍ계엄령 시행 방안을 만들어 당시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사실이 최근 공개됐다. 탄핵이 기각돼 시위대가 청와대 진입을 시도할 경우 위수령 발령을 검토하고, 상황이 악화할 경우 계엄령을 선포해 기계화사단 병력과 탱크, 특전사 인원 등을 투입하는 방안까지 문건에 담겨 있어 충격을 던졌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