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체제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지난해 숨진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가운데). AP 연합뉴스

지난해 7월 13일 간암으로 별세한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 류샤(劉霞)가 8년 만에 연금 상태에서 벗어나 독일로 출국했다. 2010년부터 가택연금 상태였던 것을 고려하면 8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된 셈이다.

10일 AFP통신 등에 따르면 류샤의 친구인 반체제 작가 예두(野渡)는 “오늘 오전 11시 무렵 류샤가 핀에어 항공편으로 베이징을 떠나 독일로 향했다”고 밝혔다. 류샤는 지난해 남편 사망 후 외국으로 이주하길 원했으나, 중국 당국에 의해 윈난(雲南)성 다리(大理)시로 강제 여행을 가면서 외부와 40여일간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베이징 자택으로 돌아왔으나, 정부에 의해 가택연금을 당해 외출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는 극심한 슬픔에 빠져 우울증을 겪고 있으며, 최근에는 몸이 안 좋아 수술까지 받았다.

중국 정부도 이를 확인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류샤의 독일행 보도에 대해 “류샤가 본인의 바람대로 치료를 받으러 독일에 간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출입국 관리 부서가 법에 따라 유관 문제를 처리했다”면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독일 방문 때문에 자유의 몸이 됐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현재 진행 중인 고위급 방문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류샤의 전격적인 출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와중에 서방 각국의 지지를 얻어 무역전쟁 동맹국을 확보하려는 중국의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 중국 당국은 그동안 류샤의 출국을 촉구하는 서방 각국의 요청을 철저히 외면해 왔다. 류샤의 지인들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지난해 10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올해 3월 양회(兩會ㆍ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등 중대한 정치적 행사가 있을 때마다 류샤의 출국을 약속했다. 하지만 정치적 행사가 지나고 나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과의 무역전쟁 발발로 서방 각국을 동맹국으로 끌어들여 ‘반미전선’을 형성해야 하는 중국으로서는 류샤의 자유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언제까지나 외면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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