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랭킹 66위로 추락했지만
축구협 “10년만 기다려달라” 뚝심
과감한 투자·일관된 정책 펼쳐

유소년 정책은 단기간에 열매를 맺을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벨기에는 2000년에 유소년 개혁을 단행했지만 성인대표팀이 오히려 부진의 늪에 빠져 고민이 컸다. 벨기에는 2006년 독일, 2010년 남아공월드컵 등 2회 연속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2009년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66위까지 추락했다. 여기저기서 날 선 비판이 쏟아졌지만 벨기에축구협회는 “10년 만 기다려 달라”며 뚝심 있게 밀고 나갔다. 2010년부터 거짓말처럼 반등이 시작됐다. 그 해 벨기에의 FIFA 랭킹은 57위로 올라섰고 이듬 해 41위, 21위, 11위, 4위에 이어 2015년 드디어 랭킹 1위를 찍었다. 한 축구인은 “한국 같은 풍토였다면 벨기에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열 번도 더 잘렸을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독일 역시 유로 2000 조별리그 탈락을 계기로 대대적인 개혁을 선언하고 시스템을 정비했다. 특히 유소년 축구에 과감하게 투자를 해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으로 전차군단의 위용을 되찾았다.

‘축구 종가’라며 콧대만 높았을 뿐 월드컵이나 유로 같은 메이저 국제 대회에서는 늘 기대에 못 미쳤던 잉글랜드도 축구협회 차원에서 10여 년 전부터 ‘축구 DNA’를 바꾸자는 정책을 펼쳤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청소년 축구를 위한 여러 규정을 만들었는데 ‘코치는 경기 중 지시 금지’ 등과 같은 독특한 조항이 포함됐다. 잉글랜드가 지난 해 U-17 월드컵과 U-20 월드컵에서 연이어 정상에 오른 뒤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28년 만에 준결승 진출에 성공한 건 우연이 아니다. 대한축구협회 김종윤 경기심판운영실장은 “유소년 육성은 지난(至難)한 작업이라는 사실을 축구계 안팎에서 이해하고 기다려줘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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