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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김홍도가 종 6품 현감을 지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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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김홍도가 종 6품 현감을 지냈다고?

입력
2018.07.1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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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군 연풍면 주민들 ‘김홍도 마케팅’ 시동

3년간 연풍현감 지낸 이력 좇아 학술전 열고

단원 기우제 절터 명소화, 단원기념관도 추진

충북 괴산군 연풍면에 있는 상암사 터. 상암사는 단원이 연풍현감 시절 가뭄에 고통받는 농민들을 위해 기우제를 지낸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연풍지역 주민들과 학계 전문가들이 지난해 상암사 터를 탐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중원대 이근우 교수 제공.
충북 괴산군 연풍면에 있는 상암사 터. 상암사는 단원이 연풍현감 시절 가뭄에 고통받는 농민들을 위해 기우제를 지낸 곳으로 알려져 있다. 연풍지역 주민들과 학계 전문가들이 지난해 상암사 터를 탐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중원대 이근우 교수 제공.

충북 괴산군 연풍면 주민들이 ‘단원 김홍도 마케팅’에 본격 나서고 있다.

조선시대 대표 풍속화가인 단원이 3년여 간 연풍현감을 지낸 인연을 좇아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로 재조명하겠다는 것이다.

괴산군은 11일 오전 연풍면사무소에서 단원 김홍도 연풍현감 부임 227주년 기념 학술자료전이 열린다고 10일 밝혔다.

연풍면과 지역 주민, 학계가 함께 여는 이번 학술자료전은 유명 화가를 지역문화 자원으로 승화시킨 다른 지역의 사례를 배우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서울 강서구 겸재 정선박물관의 김용권 관장은 겸재 기념관 유치부터 현재 겸재미술관으로 변경해 지역문화를 발전시킨 과정을 들려준다.

박수근 화백의 장남인 박성남(화가)씨는 ‘우리 아버지 박수근의 삶과 예술’이란 강연을 통해 예술가의 삶과 지역문화 상생발전 방안에 관한 담론을 펼 참이다.

강연과 토론을 마친 후 참가자들은 수옥정폭포, 마애이불병좌상, 연풍한지박물관 등 연풍지역 문화유적지를 탐방할 예정이다.

이규형 연풍면장은 “단원을 괴산군과 연풍면을 대표하는 인물로 만들기 위해서는 콘텐츠 발굴이 필요하다. 이번 행사는 예술인을 지역문화 브랜드로 키운 타 지역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홍도(1745~?)는 정조 때 연풍현감으로 부임하면서 괴산 연풍과 인연을 맺었다. 승정원일기에 김홍도가 정조 초상 제작에 참여한 공로로 1791년 12월 22일부터 1795년 1월 7일까지 3년 여간 연풍현감을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연풍면 원풍리에는 김홍도 현감이 가뭄에 비를 내려달라며 기우제를 지낸 사찰(상암사) 터가 남아 있다.

또한 조선후기 당시 연풍현에 속했던 수안보(현재는 충주시 수안보면) 역참에 큰 불이 발생했을 때 김홍도가 화재 사후처리를 위해 순시했다는 기록도 있다.

이런 역사적 기록과 흔적을 기초로 연풍면과 지역민들은 김홍도를 재조명하는 사업을 최근 본격화했다. 면소재지에 약 800m에 이르는 ‘김홍도 길’을 만들었고, 연풍초등학교총동문회와 연풍면축제추진위원회 등은 작년 첫 학술자료 특별전시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지역주민, 중원대 교수 등 학계 전문가 30여명이 ‘흔적을 찾는 역사문화연구회’를 창립해 김홍도 연구에 시동을 걸었다.

이런 활동의 이론적 근거와 자료 등은 김홍도 연구 전문가로 이름난 중원대 이근우(상생교양학부·동양화가)교수가 제공했다.

괴산군 연풍면 지역 주민과 학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 김홍도 유적으로 알려진 상암사터에서 김홍도를 연구하는 연구회를 창립했다. 중원대 이근우 교수 제공.
괴산군 연풍면 지역 주민과 학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 김홍도 유적으로 알려진 상암사터에서 김홍도를 연구하는 연구회를 창립했다. 중원대 이근우 교수 제공.

괴산군도 김홍도를 괴산의 문화브랜드로 육성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군은 우선 연풍면에 김홍도기념관을 세우는 안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김홍도기념관은 2012년 추진하다 관련 국비 확보에 실패하는 바람에 중도 포기한 사업이다. 괴산군은 당시 김홍도기념관을 채울 콘텐츠가 부족해 국비지원 대상 사업에서 제외됐다고 보고, 김홍도를 활용한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할 생각이다. 기념관 주변에는 단원을 상징하는 조형물과 그의 대표작을 담은 벽화 거리를 만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이근우 교수는 “출생지와 사망 년도가 불명확한 단원의 역사적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은 괴산 연풍이 거의 유일하다. 조선시대 화가 신분으로 종6품(현감)까지 오른 행적만으로도 연풍은 ‘단원 마케팅’을 추진할 문화적 기반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암사, 수안보 역참 등 기록에 전하는 단원 유적지를 더 연구하고 고찰하면 스토리가 있는 문화상품, 관광명소로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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