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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발표를 알리지 마라"... 007 뺨치는 음원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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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발표를 알리지 마라"... 007 뺨치는 음원 공개

입력
2018.07.11 04:4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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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장덕철은 지난 6일 낸 새 앨범 '그룹' 발매 소식을 발매 당일 오전에서야 알렸다. 리메즈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장덕철은 지난 6일 낸 새 앨범 '그룹' 발매 소식을 발매 당일 오전에서야 알렸다. 리메즈엔터테인먼트 제공

음악 홍보사에서 일하는 A씨는 지난달 15일 ‘날벼락’을 맞았다. “오늘 오후 6시에 앨범 공개합니다.” 일을 봐 주는 음악기획사로부터 느닷없이 앨범 발매 소식을 당일 통보받았다. 음원사이트에 공개되기까지 불과 5시간 전 알림이었다. 해당 가수의 신작은 7년 만에 내는 정규 앨범이었다. 기획사는 “사전에 앨범 발매 소식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고 홍보사에 밝혔다.

한 달여 전부터 길거리에 포스터를 붙이거나 버스 등에 광고를 해 앨범 발매 소식을 널리 알리는 건 옛말이다. 가수들의 ‘음원 007 공개’가 잇따르고 있다. 래퍼 사이먼 도미닉(일명 쌈디ㆍ앨범 ‘다크룸’)을 비롯해 아이돌그룹 마마무(노래 ‘장마’)와 보컬그룹 장덕철(앨범 ‘그룹’) 등이 한 달 사이 모두 기습적으로 신작을 공개했다. 세 가수 모두 신작 공개를 알린 건 일러야 앨범 발매 당일 오전이었다. 깜짝 공개나 다름없었다.

이유는 제각각이다. 마마무는 곡을 만들어 놓고 일기예보를 점검하며 곡 발매 시기를 고민하느라 깜짝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노래가 ‘장마’라 비가 오는 날 신곡을 깜짝 공개해 곡에 대한 공감대를 높이기 위해서다. 비가 가장 중요한 변수였던 만큼 마마무는 일요일임에도 지난 1일에 신곡을 공개했다. 비가 왔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가요계를 뒤흔든 ‘닐로 사태’도 음원 기습 발표 바람과 무관하지 않다. 가수 닐로는 지난해 10월 낸 노래 ‘지나오다’가 갑자기 올해 4월 멜론 등 음원 사이트 1위를 차지해 사재기 의혹에 휘말렸다. 닐로의 소속사인 리메즈엔터테인먼트(리메즈)는 당시 사재기 의혹을 부인하며 ‘SNS 마케팅’으로 곡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고 해명해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SNS에 올라온 ‘훈남이 연습 삼아 불러본 ‘지나오다’ 커버(따라 부르기)’란 제목의 영상에 등장하는 가창자가 리메즈의 일원인 것으로 확인되면서부터다. 닐로 사태를 계기로 조직적인 마케팅에 대한 반감이 커지자 장덕철은 조용히 신작을 냈다. 장덕철은 닐로와 같은 소속사다. 김상화 음악평론가는 “신작 깜짝 공개로 구설을 최대한 막으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지도가 쌓인 가수에겐 음원 007 공개가 충격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한 대형 기획사 고위 관계자는 “깜짝 공개는 신작에 대한 호기심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봤다. 비욘세와 아델,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 팝스타들은 음원 유출을 막고 충격 효과를 노려 기습적으로 음원을 공개한다.

급작스러운 음원 공개에 음원 유통사는 곤혹스럽다. 음원을 미리 받아 신곡을 서비스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데 음원이 늦게 오면 속을 태울 수밖에 없다. 멜론 지니 벅스 등 음원사이트 대부분은 가수 측에 신작 공개 3일 전까지 음원 제출을 요구한다. 한 음원사이트 관계자는 “어떤 가수는 음원 공개가 예정된 날 오후 6시가 임박해 곡을 보내와 곡 공개가 늦춰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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