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8일 만에 행적 공개 
 삼지연군 찾아 “생태환경 보존” 강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군의 생산 현장과 건설 현장을 시찰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적이 8일 만에 공개됐다. 북중 접경인 백두산 지구를 김 위원장이 시찰했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북미 정상회담 후속 협상차 최근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지 않을 간접 구실을 만들려는 의도이리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정은 동지께서 (양강도) 삼지연군 안의 건설장들을 현지 지도하시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현지 간부들에게 “혁명의 성지라는 것을 명심하고 백두산 지구 생태 환경을 그대로 보존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통신은 다른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삼지연군 중흥농장을 시찰했고, 농장에서 “농장의 종합적 기계화 수준을 결정적으로 높여야 한다”는 주문을 했다고 밝혔다. 또 김 위원장은 삼지연군에서 생산된 감자를 가공하는 감자가루(녹말) 생산공장도 둘러봤는데, 여기서는 “아무리 첨단 기술을 받아들인 현대화된 설비라고 하여도 우리나라 형편과 실정에 부합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고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 공개 활동이 북한 매체에 공개된 건 이달 2일 평안북도 신의주 일대 생산 현장과 군 부대를 시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8일 만이다. 이 기간 동안 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제안한 통일농구 경기(4~5일)가 열렸고,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6~7일)도 있었다. 매년 김일성 주석 사망일(8일)마다 이뤄져온 김 위원장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소식이 올해 보도되지 않은 것도 지방 시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주요 일정을 빼먹어가며 김 위원장이 접경 시찰에 매진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거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협상 성과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방북한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는 게 김 위원장은 부담스러웠을 테고, 면담을 피하려면 평양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게 덜 어색했을 것”이라며 “더불어 북중 관계가 긴밀해질 가능성을 시사해 우회적으로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로 느끼는 불편함을 표출하고 주민 생활을 챙기려 산간 오지까지 찾아가는 애민(愛民) 지도자 이미지를 만들려는 속내였을 수도 있다”고 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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