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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라이프] 가성비가 영 별로네… 고개 숙인 한국GMㆍ르노삼성 ‘기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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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라이프] 가성비가 영 별로네… 고개 숙인 한국GMㆍ르노삼성 ‘기대주’

입력
2018.07.10 14:43
수정
2018.07.10 19:0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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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타페 대항마 꿈꾼 SUV 이쿼녹스

고가 불구 내부공간ㆍ안전장치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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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판매 부진한 해치백 스타일

주행감ㆍ연비는 좋지만 좁게 나와

클리오. 르노삼성차 제공/그림 2클리오. 르노삼성차 제공/그림 3클리오. 르노삼성차 제공/그림 4클리오. 르노삼성차 제공/그림 5클리오. 르노삼성차 제공/그림 6클리오. 르노삼성차 제공
클리오. 르노삼성차 제공/그림 2클리오. 르노삼성차 제공/그림 3클리오. 르노삼성차 제공/그림 4클리오. 르노삼성차 제공/그림 5클리오. 르노삼성차 제공/그림 6클리오. 르노삼성차 제공
이쿼녹스. 한국GM 제공/그림 8이쿼녹스. 한국GM 제공/그림 9이쿼녹스. 한국GM 제공/그림 10이쿼녹스. 한국GM 제공
이쿼녹스. 한국GM 제공/그림 8이쿼녹스. 한국GM 제공/그림 9이쿼녹스. 한국GM 제공/그림 10이쿼녹스. 한국GM 제공

국내 완성차 업체가 완제품 형태로 수입한 이른바 ‘무늬만 국산차’(주문자상표부착생산 수입차)인 이쿼녹스와 클리오가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을 보인다. 현지에서 성공한 모델이어서 신차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당 업체들의 실적개선에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멀어지고 있다. 국내 생산차의 품질 향상으로 차별성을 느낄 수 없는 데다,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들의 판매가 늘면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GM의 이쿼녹스는 385대, 르노삼성차 클리오는 549대 판매에 그쳤다. 업체들이 최근 신차를 출시하며 예상한 월간 판매목표는 이쿼녹스 2,000대, 클리오 1,000대였다. 차종이 많지 않은 한국GM과 르노삼성차는 실적 향상을 위해 각각 미국 GM, 프랑스 르노로부터 차를 수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은 군산공장 폐쇄로 부족한 판매 차종을 GM을 통해 확충해야 하므로, 이쿼녹스 판매가 중요하며 르노삼성은 클리오가 올해 유일한 신차여서 실적 반등을 위해선 판매 호조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들 모델의 판매가 부진한 이유를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에서 찾고 있다. 클리오는 프랑스 현지 판매가격보다 1,000만원 가량, 이쿼녹스는 400만원 가량 각각 낮게 가격책정을 했다고 판매 업체들은 주장하지만, 국내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가격이라는 설명이다. 수입차라고 해서 무조건 국산차보다 비싸다는 인식이 통하지 않는 것이다.

이쿼녹스의 경우 국내 대표적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현대차 싼타페를 경쟁상대로 겨냥해 출시했다. 싼타페는 매월 1만대 가량 판매하며 3월부터 그랜저를 제치고 내수시장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쿼녹스는 이런 싼타페보다 55만원(최고 트림 기준ㆍ싼타페는 2.0 디젤 최고급 기준) 비싼 4,240만원이다. 중형SUV 판매 2위인 기아차 쏘렌토는 3,790만원(2.0 디젤 기준)에 불과하다. 이쿼녹스는 가격 외에도 여러 조건에서 경쟁모델에 뒤처져있다.

우선 SUV를 사는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내부 공간이 좁다. 전장과 전폭은 싼타페보다 각각 120㎜, 45㎜ 부족하고, 실내공간의 기준인 축거도 40㎜ 더 짧다. 싼타페보다 축거가 15㎜ 더 긴 쏘렌토와 비교하면 55㎜나 내부 앞뒤 공간이 부족하다. 이쿼녹스는 준중형SUV인 현대차 투싼보다 축거가 55㎜ 길 뿐이다. 내부공간 기준으로 싼타페와 투싼 사이에 있다.

실내품질이나 편의사항을 봐도 앞선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고가차임에도 대시보드 등 내부 마감재에 플라스틱 소재가 많이 적용돼 고급스러움이 떨어진다. 중앙에 자리 잡은 8인치 터치스크린도 조작하기 힘들다. 소형SUV 코나에도 적용된 헤드업디스플레이조차 없다.

안전장치도 아쉽다. 싼타페는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인 고속도로주행보조, 차선이탈방지, 스마트크루즈콘트롤 등이 탑재해 있어 운전 중 잠시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놓더라도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차량이 도와준다. 또 차 뒤쪽에서 차량이나 자전거 등이 접근하면 차 문이 열리지 않게 하는 보조장치도 포함돼 있다.

반면 이쿼녹스는 GM 특허기술인 차량 시트의 진동으로 위험을 경고하는 햅틱시트가 적용돼 있고, 긴급제동보조장치, 전후방충돌 경고장치 등의 안전장치만 갖추고 있다. 코나에도 있는 반자율주행 기능이 없다.

주행성능도 대중적이지 못하다. 수도권 시내와 자동차전용도로에서 150여㎞ 시승해보니 과거 SUV처럼 투박스러운 주행감을 보였다. 최근 SUV 판매가 급상승 중인 요인은 세단 같은 안정된 주행감인데, 이쿼녹스는 그렇지 않았다. 곡선에선 불안감이 들었고, 시속 60㎞에 이를 때까지 터보래그 현상도 보였다. 1.6 디젤 엔진의 한계 탓인지, 시속 140㎞를 넘어서자 더 속도도 오르지도 않았다. 연비는 경쟁 국산차보다 앞선다. 거칠게 시승해도 ℓ당 12.4㎞가 나와 만족스러웠다.

클리오의 판매 부진 이유도 이쿼녹스와 비슷하다. 외관은 국내에서 선호도가 높지 않은 해치백 형태를 한 데다, 특색도 찾기 힘들다. 경쟁모델로 꼽은 현대차 i30와는 가격은 비슷하지만 공간 차이가 너무 크다. 축거가 60㎜나 차이 난다. 공간으로는 액센트와 비교하는 편이 낫다. 축거가 엑센트보다 20㎜ 크다.

내부는 2,000만원대 차라고 보면 경쟁력을 찾기 힘들다. 이 가격대에서 흔한 후측방 경보시스템도 없다. 시트는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지 않는 직물소재에, 움직임도 수동식 방식이다. 등받이라도 조절하려면 운전석 오른쪽 뒤편에 있는 다이얼을 돌려야 한다.

주행성능은 만족스럽다. 1.5 디젤엔진에, 출력은 90마력 밖에 안돼 우려했으나, 저속구간에서 터보래그 현상이 잠깐 있을 뿐 언덕길도 쉽게 오르며, 소형차의 힘 부족 현상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특히 차체의 균형이 잘 잡혀 있어 탄탄하면서도 경쾌한 주행감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 정도 주행 성능은 경쟁차인 i30나 벨로스터 등도 발휘하고 있어, 클리오만의 매력이라고 주장하기는 힘들다.

클리오도 연비에서는 경쟁 국산차보다 앞선다. 100여㎞ 구간을 시승한 결과 ℓ당 15.2㎞로 측정됐다. 고속주행 구간에서는 쉽게 ℓ당 20㎞를 넘어서며, 높은 연비가 클리오의 최고 매력임을 보여줬다.

가격은 매우 불만족스럽다. LED헤드램프를 적용하려면 고급형인 인텐스 트림을 선택해야 하는데, 2,320만원이나 된다. 내년 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이유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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