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기회 13번 만든 트리피어
공중볼 33번 따낸 맥과이어
슈퍼세이브 수문장 픽포드
대활약 무명 선수들에 환호
키에런 트리피어. 로이터 연합뉴스.

축구종가 잉글랜드의 월드컵 4강 안착엔 해리 케인(24ㆍ토트넘), 라힘 스털링(23ㆍ맨체스터 시티) 같은 톱스타들만의 공만 있었던 건 아니다. 영국 방송 BBC는 9일(한국시간) 러시아월드컵 전만 해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잉글랜드의 승승장구를 이끌고 있다며, 이번 대회 깜짝 활약을 하고 있는 무명 선수 3명을 선정하고 그들의 활약상을 보도했다.

먼저, 공수 라인을 부지런히 드나들며 ‘찬스 메이커’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키에런 트리피어(28ㆍ토트넘)가 꼽혔다. 날카로운 크로스와 패스는 트리피어의 전매특허다. BBC는 “크로스의 달인으로 불리는 베컴이 다시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트리피어가 이번 월드컵에서 자국 선수에게 골 기회를 만들어준 횟수는 13차례로, 네이마르(브라질ㆍ23회), 케빈 더 브라위너(벨기에) 17회,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 14회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트리피어가 러시아까지 오는 길은 평탄치 않았다. 23세에 처음 EPL 무대에 데뷔한 이후 “대인 방어 실력이 떨어진다” “수비에 소극적이다”라는 평가를 받은 그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17~18시즌에도 팀 내 주전 자리를 세르주 오리에(26)에게 내줬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오른쪽 윙백 자리를 꿰차며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조별리그는 물론, 토너먼트에서도 전담 키커로 많은 찬스를 만들어 내면서 경기 내내 날카로운 킥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해리 맥과이어. 로이터 연합뉴스.

수비수 해리 맥과이어(25ㆍ레스터시티) 역시 만점 활약으로 잉글랜드의 승리에 큰 몫을 했다. 194㎝의 뛰어난 신체조건을 앞세워 이번 대회 공중볼 다툼에서 33차례나 이겼다. 아르템 주바(러시아ㆍ41회)에 이어 2위다. 3위권인 데얀 로브렌(크로아티아ㆍ25회)이나 조세 폰테(포르투갈ㆍ24)의 성적보다 압도적이다. 크레이그 셰익스피어 전 레스터시티 감독은 “잉글랜드의 주전이 될만한 재목”이라고 호평했다. 하지만 그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그라운드 밖에서 떠돌던 신세에 불과했다. 유로 2016 대회 때는 팀 동료 및 가족들과 함께 잉글랜드 경기를 관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우스게이트 호에 탑승한 후, 월드컵 5경기를 모두 선발로 풀타임 소화했다. 특히 8강 스웨덴전에서는 선제골을 넣으며 사우트게이트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다.

잉글랜드 골키퍼 조던 픽포드. AP 연합뉴스.

잉글랜드의 마지막 히트상품은 골키퍼 조던 픽포드(24ㆍ에버턴). 16강 콜롬비아전 승부차기에서 2차례 선방을 보여주더니 8강 스웨덴전에서도 3차례나 슈퍼 세이브를 기록하며 경기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다. 하지만 그의 선수생활은 역경의 연속이었다. 골키퍼로서는 작은 키(185㎝) 때문에 2011년 이후 6시즌 연속 임대선수 신세로 영국 3~5부리그를 전전했다. 지난해 잉글랜드 대표에 발탁돼서도 A매치 경험은 월드컵 전까지 단 3경기에 불과했다. 그런 그가 EPL 스타들이 즐비한 이번 대회에서 최고 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오는 12일 크로아티아와 4강전을 치른다. 승리하면 1966년 우승 이후 52년 만에 결승에 오른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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