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대체할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열 안전성-전환효율 20.9% 확보
1년 만에 세계 최고기록 경신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현재까지 나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1㎠ 면적 기준) 중 가장 높은 전환효율을 기록했다. 현재 태양전지의 대세인 실리콘 태양전지 전환효율과도 비슷해 차세대 태양전지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평가다.

서장원 한국화학연구원 에너지소재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서 양공(陽空) 운반 능력이 뛰어난 화학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양공은 원자에서 전자가 빠져나간 뒤 생긴 구멍이다. 마이너스(-) 전하를 띈 전자가 사라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플러스(+) 전하를 띈다. 태양전지에서 빛을 받아 생겨난 전자는 음극으로 양공은 양극으로 이동하고, 이를 전선으로 연결하면 전자가 음극에서 양극으로 움직이면서 전류도 흐르게 된다. 전자ㆍ양공이 더 잘 이동하게 되면 그만큼 태양광이 전기에너지로 바뀌는 전환효율도 높아진다.

디엠(DM)이라 이름 붙인 이 화학소재를 적용한 1㎠ 면적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전환효율은 20.9%에 달했다. 화학연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공동 개발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종전 최고기록(19.7%ㆍ지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발표)을 1년 만에 뛰어넘은 것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단위 소자 면적은 0.1㎠지만 상용화를 하려면 넓은 면적에서도 높은 전환효율을 보여야 해 면적을 1㎠로 제작했다. 폭이 1㎝를 넘기면 전환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점도 고려했다. 때문에 5㎠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든다면 가로 5㎝, 세로 1㎝의 전지 5개를 이어 만든다.

서 책임연구원은 “상용화를 위한 전환효율 문턱인 20%를 넘긴 데다, 열 안정성까지 동시에 확보해 차세대 태양전지 개발에 더욱 가까워졌다”고 평가했다. 실제 디엠은 60도의 뜨거운 환경에서도 500시간 가까이 아무 이상 없이 정상 작동했다. 열에 취약했던 이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양공 수송 소재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제작비용이 적게 들고 휘어지게 만들 수 있어 실리콘을 대체할 차세대 태양전지 물질로 꼽힌다. 처음 개발됐을 때는 전환효율이 낮았으나, 연구가 계속되면서 이제는 실리콘 태양전지의 전환효율에 거의 근접했다. 현재 사용되는 실리콘 태양전지의 전환효율은 20% 안팎이다. 26%까지 보고가 됐고, 이론적으로는 29%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책임연구원은 “실리콘 태양전지 크기(15㎠)와 같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들어 전환효율 등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에너지’ 9일자(현지시간) 온라인판에 실렸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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