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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를] 워라밸 사수를 위한 직장인 거절의 기술

입력
2018.07.11 04:4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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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하우투 워라밸' 표지.
책 '하우투 워라밸' 표지.

예스 또 예스... 피곤한 당신

"저는 안 해요" 당당히 말하라

생각지도 않은 일더미를 떠안고 집에 오게 된다면 워라밸은 그저 단어에 불과할 뿐이다. 상사의 부당한 업무 지시, 동료 직원의 얌체 같은 일 떠밀기를 지혜롭게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사무실 내 누군가 ‘이거 한번 해봐’라고 제안했을 때 무조건 인상 쓰며 ‘노’를 외치면 워라밸을 향유할 수 있는 것인가. 책 ‘하우투 워라밸’(미래의창 발행)은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지 않으면서 슬기롭게 일을 거부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제시한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한 실험에서 두 개의 그룹으로 참가자를 나눈 뒤에 음식을 권했다. 첫 번째 그룹에는 “저는 못 먹어요”라고 말하도록 했고, 두 번째 그룹에는 “저는 안 먹어요”라고 대답하도록 했다. 대답을 수없이 반복하는 상황이 종료되고, 참가자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 그들에게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제공했다. 아이스크림을 제공하는 이 순간이 진짜 실험이었는데, ‘못 먹어요’라고 대답했던 실험자들은 60% 정도가 아이스크림을 받았다. 반면에, ‘안 먹어요’라고 대답했던 실험자들은 30%만 아이스크림을 받았다.

즉 ‘할 수 없다’는 수동적인 답변 대신, ‘하지 않는다’는 능동적인 답변을 한 것이 타인의 권유를 들어줄 확률을 무려 30%나 낮춘 것이다. 이처럼 능동적인 선택의 상황에서 우리는 스스로 ‘셀프 최면’을 걸게 된다. 이를 거절에 활용해 볼 수 있다. 누군가의 권유나 부탁을 거절하는 상황에서 ‘할 수 없어요’가 아니라 ‘하지 않아요’라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지가 중심이 되는 단어를 활용하는 것이다.

부탁에 대해 수락을 할지 말지에 대한 자신만의 규칙을 미리 정해 두는 것도 유용하다. ‘특정 상황, 시간, 장소에서는 반드시 거절한다’거나, ‘특정인의 부탁은 바로 들어준다’라는 규칙을 정하면 아주 냉철하고 빠르게 ‘거절’할 수 있게 된다.

거절하고 싶지만 쉽게 거절할 수 없는 부탁들이 있다. 회사에서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자료를 요청한다든지, 도움을 거절할 마땅한 답변이 없는 경우 말이다. 이럴 때는 직접 도움을 주지 말고 다른 대안을 제시하는 노력 정도만 보여 준다. ‘제가 그 분야의 전문가를 소개시켜 줄게요’라든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보다 책을 보시는 게 더 도움이 되실 거예요’ 등이다.

저자 안성민씨는 “’예스’라고 말하면 기분은 좋겠지만,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피곤하겠네, 하고 막연하게 생각을 하지만 야근을 하게 되고, 가족들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며 “‘예스’라는 말 자체가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오는 셈”이라고도 주장했다.

내 일을 망치는 ‘꼰대’들은 어떻게 대처할까. “내가 네 나이 때는 말이야”는 꼰대들의 주요 레퍼토리. 저자는 ‘꼰대질’이 그들의 자존감과 존경받고 싶은 욕구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소통이 필요하다. 오지랖에 무조건 고개를 끄덕이지도, 그렇다고 무조건 거부감을 보이지도 말자. 내가 생각하는 것을 명확하게 짚는 대화에, 그들의 감정을 이해했다는 보디랭귀지나 칭찬을 곁들이면 그들도 으쓱해지기 마련이다. 일방적인 의견 전달은 어느 쪽에도 좋지 않다는 걸 기억하라.

안성민씨는 “’꼰대’라는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 자체는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소통의 창구가 많아진 만큼 젊은 사람들은 다양한 채널로 이야기하려 하는데 기성세대들은 어떤 소통의 창구가 생겼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우진 인턴기자 (숙명여대 법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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