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창 전 치안본부장(현 경찰청장).

19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되었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쓰러졌다”는 기자회견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강민창 전 치안본부장(현 경찰청장)이 7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향년 85세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전두환 정권 말기인 1987년 1월 14일, 당시 서울대 언어학과 3학년이던 박종철씨가 남영동 대공분실 509호에서 조사를 받다가 수사관들에게 물고문을 받고 사망한 사건이다. 경찰은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지만, 이를 알게 된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박씨 사망은 세상에 알려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전국 각지에서 박씨의 죽음을 추모하는 집회가 잇따랐고, 민주화 요구 목소리도 거세지면서 1987년 6월 시민항쟁을 촉발하는 직접적 계기가 됐다. 이 사건은 최근 영화 ‘1987’을 통해 재조명됐다.

당시 치안본부장이었던 강씨는 박씨가 사망한 지 이틀이 지난 16일 사건 확산을 막기 위해 “’탁’하고 치니 ‘억’하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사망했다”면서 사인을 단순 쇼크사로 공식 발표했다. 이후 언론, 의학, 종교계의 끈질긴 노력으로 진상이 밝혀졌으며 결국 박씨를 고문했던 경찰관과 함께 강씨 역시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구속됐다. 1993년 7월 27일 대법원은 강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 판결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고인이) 사건 이후 경찰 내부에서도 행방을 알지 못할 정도로 사실상 은둔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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