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8강 12경기 중 4번 연장
승부 결정 못 짓고 승부차기
짜릿한 막판 접전 모습 사라져
러시아 팀이 지난 1일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월드컵 16강 스페인전에서 연장전에 들어가기 전 운동장에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다. 루즈니키=AP 연합뉴스.

지난 1일 2018 러시아월드컵 러시아와 스페인의 16강전. 90분 동안 1-1로 비긴 양 팀은 연장전에 들어갔지만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 채 승부차기에 들어갔다. 지난 4일 잉글랜드와 콜롬비아의 16강전 연장전에서도 양 팀 선수들은 체력 고갈로 연장전 30분의 시간을 마냥 버티기만 하며 흘려 보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연장전 접전’이란 단어가 무색해 보인다. 연장전에 돌입해서도 효과적이지 못한 공방만 이어갈 뿐 관중 입장에서는 지루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월드컵에서는 16강과 8강까지 12경기를 치르는 동안 4번의 연장전이 나왔다. 하지만 연장전에서 승부를 결정지은 경기는 한 게임도 없었다. 그나마 크로아티아와 러시아의 8강전에서는 1-1로 연장전에 돌입한 뒤 추가로 양 팀에서 한 골씩 나와 지루함을 덜었을 뿐, 16강전 잉글랜드-콜롬비아, 크로아티아-덴마크, 러시아-스페인 등의 3경기 연장에서는 아예 한 골도 나오지 않았다.

예전 월드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유난히 연장 승부가 많이 나왔던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경우, 토너먼트 16경기 중 절반인 8경기에서 연장전이 치러졌다. 이 가운데 4번은 승부차기까지 갔지만, 4번은 연장전에서 승부가 가려졌다. 지루하기는커녕, 연장전에서만 무려 8골이 터지면서 짜릿한 경기가 이어졌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도 4번의 연장전이 나왔다. 이 가운데 ‘120분 내내 축구팬을 잠들게 한 경기’로 꼽혔던 16강 일본-파라과이전과 8강 우루과이-가나전을 제외한 나머지 2경기에서는 골이 나오면서 승부가 갈렸다. 특히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결승전에서는 연장전에서 터진 극적인 골로 스페인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유독 ‘지루한 연장전’이 이어지는 것은 ‘수비 후 역습’이라는 이번 월드컵 트렌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각 팀이 연장전에 돌입한 뒤 적극적으로 골을 넣으려 하기보다는 우리 편 골문을 걸어 잠그며 ‘지지 않으려는’ 수비형 전략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라도 차라리 연장전을 없애고 바로 승부차기를 하는 게 나을 것”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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