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개 대회 중 11번 우승 가져간
브라질·독일·아르헨 ‘집으로’
52년만에 직전대회 4강 전멸
톱10 중 벨기에·프랑스만 생존
유럽축구는 4대회 연속 챔피언
16강에서 프랑스에서 패한 뒤 쓸쓸해 하는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 카잔=EPA 연합뉴스
F조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에 0-2로 패한 뒤 얼굴을 감싸 쥐는 독일 선수들. 카잔=AP 연합뉴스
벨기에와 8강에서 진 뒤 그라운드에 주저 앉은 브라질의 네이마르. 카잔=AP 연합뉴스

‘월드컵의 독재가 무너졌다(World cup dictatorship overthrown).’

2018 러시아월드컵의 4강 대진이 프랑스-벨기에(한국시간 11일 오전 3시ㆍ상트페테르부르크), 잉글랜드-크로아티아(12일 오전 3시ㆍ모스크바)로 결정된 뒤 외신들은 앞다퉈 놀랍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준결승에 오른 4팀 중 우승 경험이 있는 나라는 잉글랜드(1966년)와 프랑스(1998년) 뿐이다. 크로아티아와 벨기에는 준결승에 오른 게 두 번째. 역대 최고 성적은 크로아티아가 3위(1998년), 벨기에가 4위(1986년)다.

‘터줏대감’인 브라질과 독일, 아르헨티나가 아예 없다는 점이 충격적이다. 독일은 F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에 0-2로 일격을 당하는 바람에 가장 먼저 짐을 쌌다. 뒤이어 아르헨티나가 프랑스와 16강전에서 난타전 끝에 3-4로 무릎을 꿇어 퇴장했다. ‘최후의 보루’였던 브라질마저 8강에서 벨기에에 1-2로 졌다. 3팀이 패한 장소가 공교롭게 모두 카잔 아레나라 “카잔이 위대한 팀들의 묘지가 됐다”는 말이 나온다.

브라질은 지금까지 우승 5번, 준우승 2번, 3위와 4위를 각각 1번씩 차지한 ‘영원한 우승후보’다. 독일 역시 우승과 3위를 4번씩이나 했고, 준우승은 3번, 4위 1번이다. 아르헨티나도 우승과 준우승 횟수가 각각 2번, 3번이나 된다. 브라질과 독일, 아르헨티나는 지금까지 20개 대회 중 11번이나 우승을 나눠가졌는데 러시아에서 단단히 체면을 구겼다. 이들 3팀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4강 진출 팀(독일 우승, 아르헨티나 준우승, 브라질 4위)이기도 하다. 4년 전 3위였던 네덜란드는 유럽 예선에서 일찌감치 탈락해 본선 무대도 밟지 못했다. 이로써 러시아월드컵은 전 대회 4강 팀이 준결승에서 전멸한 대회로 남게 됐다. 1966년 이후 52년 만이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강호들의 몰락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역대 월드컵에서 4번이나 정상에 오른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는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스웨덴에 밀려 본선에도 오르지 못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우승 팀인 ‘무적함대’ 스페인은 16강에서 개최국 러시아에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톱10 중 러시아월드컵 준결승까지 살아 남은 팀은 벨기에(3위)와 프랑스(7위) 두 팀뿐이다. 잉글랜드와 크로아티아는 12위, 20위이다. “축구의 왕족들이 일찌감치 집으로 돌아간 월드컵”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배경이다.

월드컵 4강이 모두 유럽 팀으로 구성된 건 1934년, 1966년, 1982년, 2006년에 이어 5번째다. 유럽 대륙은 2002년 한일월드컵 때 브라질에 정상을 내준 뒤 2006년(이탈리아), 2010년(스페인), 2014년(독일)에 이어 4개 대회 연속 챔피언을 예약했다.

준결승 대진 중 벨기에와 프랑스의 대결이 ‘사실상의 결승’이라 불린다. 성공적인 세대교체에 성공한 두 팀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짜임새 있는 전력을 과시했다. 잉글랜드는 ‘돌풍의 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자국서 열린 1966년 월드컵 이후 52년 만에 결승 진출과 우승에 도전한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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