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국가 기업들도 날벼락
獨 다임러, BMW 40% 관세 철퇴
EU^나프타 등 전방위 보복 예고
자유무역 기수 WTO 위상도 추락
기업 투자-소비 위축 우려
크루그먼 “고율관세 새 균형체제 땐
세계 무역 최대 70% 감소” 경고
무역전쟁 대가 브렉시트 능가 전망
중국 투자자들이 6일 베이징 투자중개회사에서 증권 시세가 떨어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340억달러(약 38조원) 규모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중국도 동일한 규모의 관세로 맞보복을 선언하자 전세계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두 나라가 표적으로 삼은 품목의 생산ㆍ소비에 연결된 주변국 기업들이 연쇄적으로 엮일 수밖에 없는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규모 및 대상이 언제든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다른 국가의 기업도 이미 휘말리고 있다. 독일 완성차 업체 다임러와 BMW가 대표적이다. WSJ는 미국 공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해 중국에 수출하고 있는 두 기업이 도합 40% 관세 철퇴를 맞게 된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관세 보복에 대항해 관세 부과 범위를 계속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미중은 이미 올해 4월 무역분쟁 때 보복에 보복을 이어가는 자존심 싸움을 벌인 바 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악의 경우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5,055억달러와 미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1,299억달러를 합쳐 도합 6,354억달러어치(2017년 무역액 기준) 모두가 관세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정부의 무역전쟁 목표는 중국만이 아니다. 이미 지난달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상대국 캐나다ㆍ멕시코산 철강 수입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고율 관세를 매겼다. 여기에 미국 상무부는 EU와 일본을 겨냥해 수입차 및 자동차 부품을 대상으로 한 관세 부과도 검토하고 있다. 관세의 표적이 된 국가들도 물러설 기미는 보이지 않아 철강과 식료품을 대상으로 각종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나섰다.

세계 자유무역 체제를 떠받치며 고율 관세를 제한해 온 세계무역기구(WTO)의 위상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불공정하고 다른 국가에 유연하다는 이유로 WTO를 끊임없이 흔들고 있다. 지난달 초 서방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프타를 미국 최악의 협정으로, WTO를 아슬아슬한 2위로 꼽았다. 이미 관세를 부과한 수입산 철강이나 부과를 검토 중인 수입산 자동차가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논리를 추가하는 것은 상대국의 WTO 제소를 무력화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거대 경제권이 서로에게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모든 비용은 상승할 수밖에 없고 여파는 전세계 무역의 축소로 이어진다. 노벨상 수상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지난달 뉴욕타임스(NYT) 칼럼에서 모든 국가가 서로에게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새로운 균형이 형성되면 세계 무역이 최대 70%까지 감소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관세 부과가 소비재ㆍ생산재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발생하는 기업 투자와 가계의 소비 위축까지 감안하면 세계 경제에 미칠 악영향은 더욱 커진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장은 5일 EU 탈퇴(브렉시트) 여파로 영국 경제가 위축됐다고 지적하며 미국과 주요 무역상대국들이 브렉시트를 교훈 삼아 무역 전쟁의 대가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규모의 무역 전쟁은 기업의 시장에 대한 낙관을 위축하고 금융 환경을 악화하며 근본적으로 ‘개방성’의 상실로 이어질 것이며, 그 여파는 당연히 브렉시트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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