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농구 방북단 귀환

코리아오픈 탁구 등 北참가 합의
판문점선언 이행 의지 확인 성과
노태강(오른쪽)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5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체육 실무 협의를 위해 찾아온 원길우 체육상 부상과 악수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 통일농구대회 참가를 위해 평양을 찾았던 남측 방북단 101명이 3박 4일 일정을 마치고 6일 귀환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은 결국 성사되지 않았으나 남한에서 열리는 체육 경기에 북한 대표단을 파견키로 합의하는 등 남북관계가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이끄는 남북통일농구 방북단은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 방과후 교육기관인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을 둘러본 뒤 오후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 5시 40분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조 장관은 “남북 체육 교류가 판문점선언은 물론 다른 분야 교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교류 협력이 차분하고 질서 있게 이뤄져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하도록 당국이 돕겠다”고 말했다. 방열 대한농구협회 회장은 “남북이 하나되게 하는 디딤돌 역할을 농구가 충실히 해야겠다고 느꼈다”며 “같은 민족이어서인지 남북 농구 스타일이 다르지 않았다”고 했다.

남북은 이달 대전에서 열리는 코리아오픈 탁구대회와 다음달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 북측 선수단을 각각 25명, 21명씩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전날 밤 평양 고려호텔에서 이뤄진 차관급 체육실무협의를 통해서다. 탁구 선수단은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23일 출국하며, 사격 선수단은 다음달 31일 김해를 통해 입국해 9월 15일 출국할 예정이다.

남측은 다음달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일팀 구성과 관련, ‘합동훈련을 가능한 빨리 시작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따라 북측 조정ㆍ카누 선수들이 남측에 내려와 훈련하기로 합의했다. 남측이 주최하는 통일농구대회는 가을에 개최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으나, 구체적 시기를 확정하지 못했다. 가을 예술단 공연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남북통일농구 경기 참가를 위해 평양을 방문한 조명균(오른쪽 네 번째) 통일부 장관 등 남측 대표단이 방북 마지막 날인 6일 평양 만경대 학생소년궁전 내 서예실에서 북한 어린이가 ‘우리는 하나’라고 쓰인 붓글씨를 들어 보이자 박수를 치고 있다. 조 장관 오른쪽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관계 주무 부처인 통일부 장관이 방문한 만큼 이날 오전 잠깐이나마 접견하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일부 있었지만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북측 제안으로 이뤄진 체육실무협의를 통해 체육 교류를 이어가기로 합의하고, 김 부위원장과 조 장관의 고위급 회동을 통해 판문점선언 이행 의지를 재확인하는 등 남북관계와 관련한 가시적 성과도 얻었다. 김일국 체육상과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이 각각 3일과 5일, 환영ㆍ환송 만찬을 열며 남북 관계자 간 허심탄회한 이야기도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 간 일상적 대화도 많이 오갔다. 북측 관계자들은 남측 취재진에게 “우리 최고지도자 동지(김정은) 중국 다녀오신 거 이런 거 남조선(남한) 사람들은 어떻게 보는 분위기냐”며 여론을 묻기도 하고, 남한 물가, 언론사 운영 방식 등에도 관심을 보였다. “(북한산이) 중국산은 완전히 밀어냈다”며 북한 제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한 정권수립일(9ㆍ9절)을 계기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할 가능성에도 기대감을 보였다. 대화 도중 2002년 미군 장갑차에 사망한 신효순ㆍ심미선 양 사건을 불쑥 꺼내며 “외국군은 없어야지”라는 말도 덧붙였다. 평양=공동취재단ㆍ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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