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늘부터 25% 관세 예고
“美, 기고만장한 콧대 꺾어 놓아야”
中, 매체 총동원 결사항전 의지
EU와 공동대응 추진도 힘 쏟아
네티즌은 美제품 불매운동 제안
“中은 절대 먼저 총 쏘지 않을 것”
보복시점 늦추며 막판 타협 모색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를 하루 앞둔 5일 중국은 관련 부처와 관영매체를 총동원해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졌다. 동시에 자유무역 옹호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유럽연합(EU)에 공동대응을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당초 예고했던 것보다 보복관세 부과 시점을 늦추는 등 막판 미국과의 타협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6일 새벽 0시(현지시간ㆍ한국시간 6일 오후 1시)에 맞춰 340억달러(약 38조원ㆍ1차)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 고율관세 방침을 예고하고 있는 것과 관련, “미국이 관세라는 몽둥이를 휘두르며 도처에서 협박하는 무역 패권주의에 중국은 결코 머리를 숙이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과 싸우기를 원하지 않지만 국가와 인민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필요하면 싸울 것이고 이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루캉(陸慷)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을 포함한 세계 어느 나라 국민도 ‘무역전쟁’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무역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정당한 이익을 침해 받으면 권익을 지킬 권리가 있다”고 경고했다. 해관(세관) 고위관계자도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곧바로 반격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중국 관영매체도 내부 단속용 기사 및 사설을 일제히 내보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미국의 대중 정책이 ‘융합과 접촉’에서 ‘억제’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국 사회는 물질적ㆍ사상적 대비를 통해 어떠한 외부 충격에도 굴기(崛起ㆍ우뚝 섬) 전략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의 전략 변화는 임시적인 것이 아닌 만큼 미국의 기고만장한 콧대를 꺾어 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영 신화통신도 논평에서 “미국이 중국에게 불공정 무역의 올가미를 뒤집어씌워 자유무역 체제를 뒤흔들겠다고 하면 중국 정부와 인민은 정당한 권익을 지키는 데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자신이 예고한 보복관세 부과 조치가 미국의 일방적 공세에 맞선 자위적 조치라는 점도 부각시켰다. 국무원은 전날 밤 성명을 통해 “중국은 미국보다 앞서 관세를 부과하는 선제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고율관세를 부과하면 이에 맞서 같은 시각에 보복관세 조치를 단행하기로 했지만 미국 동부보다 12시간 앞선 시차 때문에 자칫 먼저 도발하는 것으로 비춰질 가능성을 경계한 것이다. 가오 대변인이 “중국은 절대로 먼저 총을 쏘지 않겠지만 미국이 관세조치를 시행하면 어쩔 수 없이 반격할 것”이라고 말한 건 마지막까지 미국과의 타협을 모색하고 싶다는 의사 표현이기도 하다.

중국은 자유무역의 수호자임을 앞세우면서 EU에 손을 내미는 등 ‘미국 대 비(非)미국’ 구도를 만드는 데에도 힘을 쏟았다. 인민일보는 논평에서 “중국은 글로벌 경제 거버넌스에 적극 참여해 개방형 세계 경제를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전날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과 EU가 공동인식을 결집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의 도전에 함께 대응하자”고 제안했다. 상무부는 “미국이 발표한 대중국 관세 부과 명단 가운데 200억달러(약 22조3,800억원) 규모의 제품은 중국 내 외국 투자기업들이 만든 것”이라며 “미국이 관세 부과를 강행한다면 이는 자국 기업을 포함해 전 세계 국가의 기업에 발포하는 게 된다”고 쏘아붙였다.

이런 가운데 웨이보(微博)와 웨이신(微信ㆍ위챗) 등 소셜미디어와 바이두(百度)ㆍ소후(搜狐) 등 포털사이트에선 무역전쟁 관련 기사나 정부 성명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행정부의 관세 부과 조치를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댓글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아직은 미미하지만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을 제안하는 글도 간간히 눈에 띄기 시작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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