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4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선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8ㆍ25 전당대회 출마를 처음으로 공식 선언했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친문 후보 단일화에 대해 “분열의 정치”라고 비판하며 완주 의지를 다져 친문 진영 단일화 움직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박 의원은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전당대회에는 ‘유능한 혁신가의 공정한 돌풍’이 필요하다”며 “입법ㆍ사법ㆍ행정 경험으로 능력을 쌓은 제가 그런 돌풍을 만들어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사들 가운데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화한 것은 박 의원이 처음으로, 당권주자들의 출마 선언은 이달 중순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그는 이날 “최근 문재인 대통령만 보이고 민주당은 보이지 않는다는 당원들의 따끔한 지적이 있는데 이 애정 어린 충고를 간과해선 안 된다”며 당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공직을 포함한 사회 전반에 대한 혁신은 대통령께서 주도하고 계시지만, 정치권과 우리당의 혁신은 당원들의 직접민주주의 실현만이 성공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취임 후 3개월 내 온라인 네트워크를 개설해 당원들의 의견을 상시 경청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공약했다.

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초대 민정수석으로 일할 때 비서관으로 손발을 맞췄던 박 의원은 최근 친문 의원 모임인 ‘부엉이모임’에 속해있다는 사실을 밝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날 그는 친문 후보간 단일화 논의에 단호히 반대하며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후보 단일화는 분열의 정치이자 공학적인 차원으로 우리당 혁신과 관련해 갈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계파정치 논란에 휩싸인 부엉이모임에 대해서도 “결코 패권을 추구하는 모임은 아니지만, 오해든 제대로 보셨듯 국민이 걱정한다면 적어도 전당대회까지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력 주자 이해찬 의원이 출마 결심을 굳히면 친문계 후보간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박 의원은 “수험생이 점수를 잘 받으려 노력해야지 다른 수험생에 대해 말해선 안되지 않겠느냐”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어떤 후보가 나오든 절대적으로 완주하겠다”고 중도 포기 의사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 예비경선 일정 및 세부사항을 의결했다. 백혜련 대변인은 “당대표 후보 4명 이상, 최고위원 후보 9명 이상일 경우 오는 27일 각각 예비경선을 실시하며, ‘컷오프’를 거친 본경선 경합후보 수는 대표 3명, 최고위원 8명으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예비경선과 본경선은 모두 당대표 1인 1표, 최고위원 1인 1표 2인 연기명 방식으로 진행하고, 합산 비율은 전국 대의원 현장투표 45%, 권리당원 ARS 투표 40%, 일반당원 여론조사 5%, 국민여론조사 10%를 반영키로 했다.

또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회의에서 최고위원 선출 시 여성할당 방식을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백 대변인은 “이런 규정이 되려 ‘여성 후보는 당연히 입성하기 때문에 찍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선거 운동을 유도해 여성 경쟁력을 악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우리 당에 청년과 여성이 많이 진출했고 저변이 넓기 때문에 할당 규정을 없애도 청년과 여성 최고위원을 선출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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