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서 요청 온다고 해도 맡을 생각 없다”

자유선진당 총재 시절 당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회창 전 총재.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회창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총재가 자유한국당 일각에서 나온 비상대책위원장 설에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에서 요청이 온다 해도 맡을 의사가 없다는 게 이 전 총재의 반응이다.

이 전 총재의 측근은 3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유한국당에서 군불을 때는 모양인데 이 전 총재가 굉장히 언짢아 했다”고 전했다. 이 전 총재는 비대위원장을 맡을 생각 역시 없다고 한다. “한국당으로부터 연락도 없었지만, 그런 요청이 오더라도 비대위원장을 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 전 총재는 한국당 임시 지도부에서 비대위원장 추천론이 나오고 이것이 언론에 먼저 보도까지 된 것에 굉장히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 측근은 “언론을 통해 여론을 떠보는 것 아니냐”며 “정치권이 예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은 “여러 곳에서 이 전 총재를 추천하는 분들이 있어서 다른 (비대위원장) 후보군들과 함께 논의 중”이라며 이 전 총재도 비대위원장 후보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당의 전신인 신한국당과 한나라당 후보로 1997년과 2002년 대선에 출마했던 이 전 총재는 이후 탈당, 2007년 무소속으로 대선에 세 번째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그 뒤 자유선진당을 창당한 바 있다.

지난 해 출간한 ‘이회창 회고록’에서 국정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보인 한국당의 행태를 일갈하기도 했다. 이 전 총재는 책에서 “정말 책임 지고 반성해야 할 사람은 보수주의의 가치에 배반한 행동을 한 정치인이지 보수주의가 아니다”라며 “탄핵 사태의 주된 책임자는 바로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고 그 다음 책임자는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이라고 밝혔다. 또 “새누리당 지도부는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의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당 관리 체제에 유유낙낙 순응하면서 한번도 제대로 직언하지 못하는 나약한 행태로 최순실 일당이 대통령을 에워싸고 국정을 농단하는 기막힌 일을 가능케 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자신이 총재 시절 여의도연구소장으로 발탁했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현 바른미래당 의원)의 출마선언식에 참석, 사실상 지지 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 전 총재는 현재 당적이 없는 상태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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