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니슬라브 체르체소프 러시아 감독이 2일 러시아 월드컵 16강전 스페인전에서 승리를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스타니슬라브 체르체소프(55) 감독의 예상을 뒤엎는 전술과 선수기용으로 러시아는 개막전 깜짝 승리와 16강 진출에 이어 스페인 무적함대까지 차례로 격파했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70위를 월드컵 8강에 올려놓은 ‘체르체소프 매직’에 러시아가 열광하고 있다.

러시아는 2일 모스크바 루즈니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전 스페인전에서 전후반전 연장전까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하고 8강에 합류했다.

이날 러시아는 수비 진용부터 예상을 뛰어넘었다. 조별리그 세 경기에서 모두 포백(4인 수비)을 가동했던 러시아는 이날 스리백(3인 수비)에 좌우 윙백까지 수비에 가담하면서 사실상 ‘파이브 백(5인 수비)’ 라인을 구축했다. 이런 수비는 A매치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형태다. 공격진용도 최전방에 장신 공격수 아르템 주바(30ㆍ아르세날 툴라) 한 명을 세우고 나머지 4명은 거의 일자로 후진 배치했다. 패스에 능한 FIFA 10위 스페인을 상대하기 위해 수비에 집중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다.

체르체소프 감독은 개막전에서도 난데없이 4백 수비를 가동해 전문가 및 축구 마니아들을 놀라게 했다. 러시아는 그간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3백을 기반으로 한 3-4-3-이나 3-5-2를 주력 포메이션으로 했고, 체르체소프 감독 역시 ‘러시아에 3백 옷을 잘 입힌 감독’으로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선수 기용은 더욱 예측하기 어렵다. 체르체소프 감독은 스페인전에서 러시아 최고 골잡이인 표도르 스몰로프(28ㆍ크라스노다르) 대신 주바를 선발 기용했다. 또 개막전 사우디전에서 맹활약하며 이번 대회 최고 ‘신데렐라’로 떠오른 데니스 체리셰프(28ㆍ비야레알)도 선발에서 제외했다. 조별리그 우루과이전에서는 공수의 핵인 알렉산드르 골로빈(22ㆍ모스크바)을 아예 기용하지 않고 체력을 비축시키더니, 16강전에 선발 기용했다. 특히 개막전 사우디전에서는 체르체소프 감독이 교체한 선수 2명(체리셰프, 주바)이 3골 1도움을 작성하며 ‘신들린 교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스페인전에서도 교체 카드 3장을 이른 시간(후반 20분)에 모두 사용해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이른 교체카드 사용은 너무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부상 선수가 발생할 경우 대처할 수가 없는 데다 운동장 안 선수들의 체력은 고갈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장전에 돌입하기 직전 러시아 선수 7명이 기진맥진한 채 운동장에 쓰러졌다.

무적함대까지 격파한 러시아는 오는 8일 오전 3시 크로아티아와 8강전을 치른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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