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서 득점 없이 나란히 탈락
팬들 기대한 ‘신들의 전쟁’ 무산
2022년 호날두 37세, 메시 35세
카타르 대회 출전 여부 불투명
월드컵 우승 없이 은퇴 가능성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월드컵에서 고개를 숙인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왼쪽)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소치, 카잔=AP 연합뉴스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사나이들이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무대에서 우승 한을 풀지 못하고 씁쓸하게 돌아섰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ㆍ레알 마드리드)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31ㆍFC바르셀로나)는 1일(한국시간) 끝난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전에서 팀 패배와 함께 고개를 숙였다. 동반 승리를 거둘 경우 8강전에서 월드컵 사상 최초의 ‘신계 전쟁’이 펼쳐질 수 있었지만 무산됐다. 둘의 맞대결을 기대했던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이번 대회는 김빠진 월드컵이 됐다.

호날두와 메시는 선수로서 이룰 것은 모두 다 이뤘다. 현역 축구 최고 선수 영예인 ‘발롱도르’를 각각 5번씩 나눠가졌고, 클럽 팀에서 수없이 많은 우승 트로피와 득점왕 타이틀을 가져갔다. 하지만 둘은 조국을 이끌고 출전한 월드컵에서 유독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특히 패배하면 바로 탈락하는 녹아웃 승부 때 약속이나 한 듯 ‘신계’에서 ‘인간계‘로 내려갔다.

호날두는 이날 우루과이와 16강전에서 98분7초를 뛰며 전ㆍ후반 세 차례씩 총 6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상대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팀도 1-2로 패해 짐을 쌌다. 우루과이전까지 침묵한 호날두는 이로써 역대 월드컵 토너먼트 6경기 514분 동안 골 맛을 보지 못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해트트릭 포함 4골을 몰아치는 득점 감각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토너먼트 징크스’에 발목을 잡혔다.

메시도 마찬가지다. 메시는 앞서 열린 프랑스와 16강 승부에서 3-4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조별리그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력으로 비난을 받았던 메시는 이날 도움 2개를 올렸지만 역시 결정적인 한 방은 없었다. 역대 월드컵 단판 승부에선 8경기 756분간 골 사냥에 실패했다.

영국 BBC는 “1970년 월드컵 토너먼트 이후 하루에 가장 많은 골이 터진 날이었지만 위대한 두 선수는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클럽 팀은 선수를 사고 팔지만 국가 대표팀은 국내 자원으로만 선수를 꾸려야 하는 팀 스포츠”라며 ‘축구 신’들이 월드컵에서 한계를 노출한 이유를 설명했다. 스페인 EEF 통신은 호날두와 메시를 ‘왕관 없는 10명의 왕’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호날두와 메시는 나이를 고려할 때 다음 월드컵을 기약하기 어렵다. 2022년 카타르 대회에서 호날두는 37세, 메시는 35세가 된다.

팀 동료들은 여전히 그들을 붙잡고 싶어한다. 페르난도 산투스 포르투갈 감독은 “호날두는 아직 축구로 기여할 부분이 많다”며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 대표팀에 남아주길 바란다”고 은퇴를 말렸다. 경기 직후 가장 먼저 아르헨티나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하비에르 마스체라노(34ㆍ허베이)는 “메시가 대표팀에 계속 남아있고자 열망하기를, 그리고 모두가 메시를 혼자 있게 내버려두기를 희망한다”며 메시의 대표팀 은퇴를 말렸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포츠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