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법무부 차관이 29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제주도 예멘 난민 정부대책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제주 예멘 난민신청 사태와 관련해 평균 8개월 걸리는 난민심사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10월까지 심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독립된 기관인 ‘난민심판원’을 신설해 이의제기 절차를 간소화하고,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들어오는 ‘가짜 난민’을 막기 위해 난민법 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29일 오전 11시 과천정부청사에서 ‘제주 예멘 난민 관련 법무부 대책’에 대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인들의 난민 신청 관련해 국민들이 우려하는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제주도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다양한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우선 늦어도 10월까지 난민신청 예멘인 486명에 대한 인정심사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현재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는 총 4명(통역 2명 포함)이 난민심사를 담당하고 있는데, 다음 주 내에 직원 6명(통역 2명 포함)을 추가로 투입할 것”이라며 “이 경우 심사 기간이 기존 8개월에서 2~3개월로 앞당겨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난민심판원을 신설해 난민신청에 대한 이의제기 절차도 대폭 줄일 계획이다.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본부장은 “난민심판원은 법무부의 2차 심사와 법원의 1심 단계를 통합해 이의제기 절차를 단축시키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세심판원처럼 1심 판결에 준하는 효력을 갖는 기구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난민심사는 법무부 1차 심사와 법무부 산하 난민위원회 2차 심사를 거친 후 신청자가 불복할 경우 90일 이내에 소송을 통해 행정심판 1심·2심·3심까지 진행할 수 있다. 또 대법원 확정판결 후에도 ‘사정 변경’이 생길 경우 재신청을 통해 사법절차를 다시 밟을 수도 있다. 이런 까닭에 확정판결까지 짧게는 2~3년, 길게는 4~5년이 걸려 난민에 해당하지 않는 불법체류자들도 ‘일단 신청하고 보자’는 식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장기적으로 법률 개정 등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인종이나 종교, 정치적 견해에 따른 박해 우려와는 무관한 ‘취업 이민’ 성격의 난민 신청자를 가려내기 위해 악용 방지를 위한 근거 규정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대책에 대해 난민네트워크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난민보호를 위해 제정된 난민법을 후퇴시키려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난민네트워크 의장인 이일 변호사는 “지금도 난민심사가 굉장히 엄격해 인정률이 2%대에 불과한데 한국 사회가 가진 국제적 위상 등을 고려하면 더 많은 난민을 책임질 수 있다”며 “정부는 난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할 것이 아니라 국제 기준에 따라 난민에 대한 국민의 오해와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행정법원 한 판사는 “난민재판을 해보면 제도적 허점을 악용해 신청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고 특히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후에도 다시 신청이 가능해 이를 활용해 출국을 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진짜 난민’을 구제하고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전반적인 제도 정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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