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걸 다 한' 조양호 한진회장...대형약국 차명 운영

검찰,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
수백억 상속세 탈루 등 집중 추궁
다음주 사전구속영장 청구 방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조세포탈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차명으로 대형약국을 운영하면서 1,000억원대 부당이득을 얻은 정황을 검찰이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 회장을 소환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한편,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 혐의 등을 집중 추궁한 검찰은 다음주 중 조 회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28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조 회장은 약사와 이면 계약을 맺고 2000년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인근에 O약국을 개설했다. O약국은 인하대병원에 인접한 약국으로 국내 약국 중 매출액 규모가 최상위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 측은 그룹의 부동산 관리 계열사 정석기업이 보유한 건물에 약국 공간을 제공하는 등 일종의 투자를 한 뒤 발생한 이득의 일정 지분을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약국은 약사 자격증이 없으면 개설할 수 없어 약사가 면허를 대여하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수법으로 조 회장 측이 약국 개설 직후부터 20년 가까이 챙긴 부당이득이 1,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종오)는 이날 오전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의혹 및 조세포탈과 횡령ㆍ배임 혐의 등을 캐물었다. 앞서 지난 4월 서울국세청은 조 회장 4남매가 부친 조중훈 전 회장의 해외 보유 자산을 물려 받는 과정에서 500억원 이상의 상속세를 납부하지 않은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25일과 26일, 조 회장의 동생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과 제수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을 잇따라 조사했다.

조 회장은 정석기업에 비용을 부풀려 일감을 몰아주고 일가가 소유한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해 통행세를 받아내는 등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과 관련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변호사 비용 수십억원을 회삿돈으로 대신 지불한 정황도 포착했다

이날 검찰청에 소환된 조 회장은 취재진의 여러 질문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답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이 총수 일가 퇴진 요구에 대한 사퇴 의견을 묻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관련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