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세르비아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스위스 그라니트 자카(왼쪽)와 역전골의 주인공 제르단 샤키리가 각각 골을 넣은 뒤 손바닥을 교차해 독수리 모양을 만든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세르비아를 상대로 정치적 갈등을 촉발한 스위스 대표팀 선수들이 징계를 받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6일(한국시간) ‘쌍두독수리 세리머니’를 한 스위스 제르단 샤키리(27)와 그라니트 자카(26)에게 각각 경고와 1만 스위스 프랑(약 1,13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샤키리와 자카는 지난 23일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세르비아를 상대로 골을 넣고 손으로 쌍두독수리 모양을 만드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쌍두독수리는 알바니아 국기에 그려져 있는 상징물이다. 알바니아계 코소보인들은 쌍두독수리 국기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해왔다. 부모가 알바니아계인 샤키리는 코소보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스위스에 이민 왔다. 자카는 스위스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는 알바니아계다. 코소보는 세르비아 영토였으나 알바니아계 반군이 독립을 요구하면서 1998∼1999년 내전을 겪었다. 코소보는 2008년 독립을 선언했으나, 세르비아는 아직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FIFA는 스위스 대표팀의 주장 슈테판 리히트슈타이너에게 경고와 5,000 스위스프랑의 벌금을 부과했다. FIFA는 경기장 안에서 정치적 상징물이나 메시지를 표현하는 것을 금지한다. 이 규정을 위반하면 최대 2경기 출전 금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FIFA는 스위스 선수들의 세리머니를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하지 않고 ‘페어플레이 정신에 위배되는, 정당하지 않은 행동’으로 보고 벌금형을 줬다.

세르비아 대표팀은 스위스 선수들의 행동에 격분, 공식적으로 FIFA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세르비아 축구협회는 이 서한에서 FIFA 주도로 스위스전에서 불리한 판정을 받았다는 주장도 펼쳤다. 경기 후반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스위스 수비수 두 명에게 방해를 받았는데도 페널티킥을 받지 못했다. 세르비아 팬들도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에 FIFA는 “세르비아 팬들이 스위스전이 열린 경기장에서 차별적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펼쳤고 경기 중 물건을 투척했다”며 세르비아 축구협회에 5만4,000 스위스프랑(6,103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독일인 펠릭스 브리히 심판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믈라덴 크르스타이치 세르비아 감독과 슬라비사 코케자 세르비아 축구협회장은 각각 경고와 5,000 스위스프랑의 벌금 명령을 받았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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