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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핫&쿨] 소득 오른 베트남, 개고기 소비 급증 “맥도널드 같은 체인점 식당도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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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핫&쿨] 소득 오른 베트남, 개고기 소비 급증 “맥도널드 같은 체인점 식당도 운영”

입력
2018.06.25 17:57
수정
2018.06.25 18:3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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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보다 비싸… 개도둑도 극성

지난 1일 베트남 중북부 하띤 공안에 체포된 개 도둑단에게서 압수한 물품들. 6명으로 구성된 개 도둑단은 전기충격기와 최루가스 스프레이, 칼을 이용해 하루 밤 7, 8마리의 개를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탄닌 캡쳐
지난 1일 베트남 중북부 하띤 공안에 체포된 개 도둑단에게서 압수한 물품들. 6명으로 구성된 개 도둑단은 전기충격기와 최루가스 스프레이, 칼을 이용해 하루 밤 7, 8마리의 개를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탄닌 캡쳐

지난 21일 중국에서 ‘개고기 축제’가 시작돼 국제 동물보호단체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그 불똥이 베트남으로 튈 조짐이다. 경제호황과 그에 따른 소득수준 향상으로 베트남 사람들이 개고기 소비가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중국 남부 광시성 좡족자치구 위린에서 오는 30일까지 개고기 축제가 열리며 이 기간에 10만마리의 개가 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동물보호단체를 인용, 보도했다. 홍콩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 개 연대(World Dog AllianceㆍWDA)’는 “개고기를 먹는 아시아의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도 그 비율이 월등히 높은 80% 이상의 사람들이 개고기를 먹는 베트남에서 개고기 수요가 매년 급팽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이제는 베트남에서만 연간 1,000만마리가 희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또 다른 동물보호단체인 ‘아시아 개 보호동맹(ACPA)’도 3년 전 베트남의 개고기 소비 규모를 500만마리로 추정한 바 있다.

소득 증가로 개고기를 원하는 베트남 사람이 크게 늘어나면서 인근 태국, 캄보디아 및 중국으로부터의 개고기 밀수도 성행하고 있다. WDA에 따르면 매년 50만마리의 개가 태국에서 바다를 통해 베트남으로 수입되고 있으며, 이 불법거래 차단을 위해 태국 해군이 해상에서 특별순찰을 돌기도 한다. 불교 국가여서 개고기를 많이 먹지 않는 태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개고기 가격은 10㎏ 기준 5~7달러(약 5,500~7,700원) 선이지만 베트남 국경을 넘는 순간 100달러 이상으로 뛴다. 이는 평시 베트남 쇠고기 가격보다 3배 가량 비싼 가격이다. WDA 관계자는 “이 때문에 베트남의 많은 정육점들이 개고기로 전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트남 시골지역 단순 근로자 한달 월급은 200달러 수준이다.

개고기가 높은 가격에 거래되자 절도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의 관심도 개 식용 문제보다는 개 도둑단에 의한 피해 사례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정도다.

베트남 현지 일간 탄닌에 따르면 이달 초 베트남 중북부 하띤에서는 개 전문 도둑 6명이 공안에 체포됐다. 압수물에는 300㎏에 달하는 개 22마리와 함께 이들을 잡는 데 사용된 전기충격기 4대, 최루가스 스프레이 2개, 칼 4자루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매일 새벽 1~2시 사이 ‘작업’에 나서 하루 7, 8마리의 개를 잡아 팔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 관계자는 “이들은 훔친 개를 마리당 60만~100만동(약 3만~5만원)을 받고 인근 응에안성 업자에게 넘겼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하노이 남부 탄호아성에서는 마약 중독 커플이 마약 구입 자금 마련을 위해 개 도둑질에 나섰다 체포되기도 했다.

WDA의 프로젝트 매니저 키케 윤씨는 “베트남 사람들은 개고기가 남자를 남자답게 만든다고 믿는다. 개고기 식당들도 그런 식으로 개고기가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며 “맥도널드 같은 체인으로 운영되는 곳도 있다”고 주장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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