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15년 만에 청와대 기관운영 감사를 실시했지만 사소한 개선 사항을 지적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다른 중앙부처 감사에는 ‘과잉 의욕’을 보이던 감사원이 유독 청와대 감사에서는 건진 것이 없어 정권의 눈치를 봤다는 비판이 나온다.

감사원은 지난 21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ㆍ경호처ㆍ국가안보실에 대한 기관운영 감사를 실시해 8건의 주의ㆍ통보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내부 매점과 카페 수의계약, 미술품 부실 관리 등이 대통령비서실 지적사항이었고, 대통령경호처는 드론 4대의 부실 구매로 주의 조치를 받았다. 국가안보실은 지적 사항이 아예 없었다.

감사원의 청와대 기관운영 감사는 그 동안의 재무감사가 수박 겉핥기여서 권력기관의 견제 필요성 차원에서 실시된 것이다. 감사원 혁신ㆍ발전위원회는 지난해 “권력기관에 대한 실질적 감사가 필요하다”고 했고, 지난 3월 취임한 최재형 감사원장도 “권력기관의 책임성 확보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감사 결과를 보면, 이런 다짐은 시늉에 그친 꼴이 됐다. 직무감찰은커녕 여전히 재무감사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감사원은 지난 18일부터 대검찰청에 대한 첫 기관운영 감사에 착수했고, 하반기에는 국가정보원에 대한 전체감사가 예고되어 있다. 하지만 고작 이런 정도의 맹탕 감사라면 굳이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떠들썩하게 진행할 이유가 없다. 이 시기 감사원에 맡겨진 가장 중요한 과제가 독립성 확보라는 사실을 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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