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다 명소 종포해양공원 곳곳 취객 소음ㆍ쓰레기에 유흥가 방불 운영자 선정과정서도 잇단 잡음 “공원 밖으로 이전해야” 요구 봇물
술판과 고성방가, 쓰레기, 불법주차 등으로 이전 요구가 커지고 있는 전남 여수밤바다 명소 ‘낭만포차’. 하태민 기자

전남 여수시 중앙동에 사는 강모(55)씨는 평소 즐겨 찾던 인근 종포해양공원에서 벌어지는 무질서로 불쾌지수가 높다. 그는 “예전 종포해양공원은 여수시민이 밤바다를 즐기며 산책하는 공원이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휴식 장소였지만 낭만포차가 들어서면서 밤마다 공원 한복판에서 술판이 벌어지고 소음과 쓰레기 몸살로 시민들이 즐기는 공원이라기보다 유흥가처럼 변했다”고 말했다.

‘여수밤바다’노래의 히트 등에 힘입어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 잡은 종포해양공원 낭만포차가 시민과 여행객을 괴롭히는 새로운 애물단지로 변하고 있다. 곳곳서 벌어지는 술판과 취객들로 얼룩지고 불법주차와 교통체증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곳을 찾는 일부 여행객과 시민단체에서는 낭만포차를 공원 밖으로 이전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고 나오고 있다.

여수시는 2년 전 야간 풍광이 뛰어난 종포해양공원 일대에 취약계층이 자립할 일자리를 만들고 세계의 유명 먹거리를 제공해 여수밤바다 대표 관광상품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낭만포차를 개장했다. 해양공원을 따라 200여m 구간에 18곳의 점포가 들어섰고 주말이면 시민과 관광객 수만명이 찾을 정도로 전국 명소가 됐다.

그러나 시가 낭만포차 운영자에게 음주판매를 허가하면서 주변 공원이 주취객과 소음으로 소란이 잦아졌다. 특히 여름철이면 방학을 맞아 청소년층이 늘면서 주취와 흡연, 애정행각 등 볼썽사나운 모습이 목격되기도 한다.

이 같은 논란은 개장 전부터 예견됐다. 포장마차 부지가 공원과 인도에 설치되면서 위치에 대한 적절성 논란을 빚었다. 시민들은 “여수시가 공원부지와 인도를 무단 점유하고 불법을 저지르면서까지 포장마차를 개설하고 음주행위를 허가해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부족으로 개설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도 있다. 차상위계층ㆍ장애인ㆍ다문화가정 위주로 하겠다는 당초 취지에 맞는 점포는 전체 18곳 중 3곳뿐이다. 운영과정에서도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운영자들은 최근 사업기간을 두고 시와 마찰을 겪다 지난 19일 하루 동안 폐점하고 항의 소동까지 벌였다. 지난해에는 낭만포차 심사에서 탈락한 운영자들이 평가기준이 불공정하다며 여수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법적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지역에서는 낭만포차 이전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수시민협이 지난해 11월 여수시민을 상대로 낭만포차 관련 길거리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74명 가운데 ‘이전ㆍ폐지’(67%)가 ‘존치’(33%)보다 월등이 높았다. 여수시가 지난달 5월 시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1,930명 중 이전ㆍ폐지가 50.5%로 존치(46.9%)보다 높게 나왔다.

곽재철 여수시민협 조직국장은 “일부 상인들의 돈벌이와 술판공원으로 전락한 휴식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주고 낭만포차를 다수의 시민이 원하는 곳으로 이전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인근 주민 사이에 이전와 존치를 두고 찬반이 팽팽해 종합적인 검토를 해야 해 계절에 따라 새벽 시간대 영업시간을 제한중”이라며 “민선7기 권오봉 시장 당선인이 취임하면 현재 운영 상황과 지역 여론 등을 충분히 살펴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여수=글ㆍ사진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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