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사권 조정안에 불만 경찰 수사 결론과 검찰 처분 다른 사건 대상자 매년 4만여명 달해 드루킹 부실수사 등 회의론 팽배 #경찰 제동 장치 목소리도 獨ㆍ日은 사법경찰이 검사에 복종 “경찰이 수사하되 전건 송치해 檢이 사후통제 하는 것이 바람직”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에서 검경수사권 조정과 관련, 관계 부처와 오찬을 함께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문 대통령부터 오른쪽으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이철성 경찰청장, 조국 민정수석, 임종석 비서실장, 문무일 검찰총장, 박상기 법무부 장관.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ㆍ경찰 수사권 조정 강행 의지를 확고히 한 가운데 검찰 내부에선 정부 최종안을 지켜보자는 관망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거론되는 수사권 조정 방안 세부 내용에 대해 거부감이 적지 않은 등 향후 검찰 일선의 거센 반발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검찰 힘을 빼고 수사를 일원화한다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는 핵심 조정안인 수사종결권 문제가 그렇다. 수사 종결권은 기소 또는 불기소를 결정할 권한으로 현 정부는 경찰에 수사 종결권을 주는 방향으로 수사권 조정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제도로는 경찰은 기소ㆍ불기소 가리지 않고 모든 사건에 대한 처리 결과를 검찰에 ‘전건 송치’해야 하나, 수사 종결권이 부여될 경우 경찰이 사실상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때는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구하거나 직접 수사를 통해 사건 수사를 끌고 갈 수 있다. 문제는 경찰이 불기소 결정을 내리고 사건을 ‘종결’할 때다. 음주운전이나 행정법규 위반 사안, 뇌물수수 등과 관련해 범죄 성립 여부를 다투지 않고, 사건이 묻힐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경찰 수사 결론과 검찰 처분이 다른 사건 대상자는 매년 4만여명에 달한다. 올 3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업무 보고에 따르면 경찰 기소의견 송치 사건을 검찰이 불기소하거나, 경찰 불기소 의견 사건을 검찰이 기소한 사건 대상자는 2011~2016년까지 4만2,436~4만9,693명을 꾸준히 유지해 경찰권한 남용이나 오류에 대한 견제와 시정 필요성은 통계적으로도 확인된다.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가 가맹점주들로부터 받은 가맹비 수십억원을 빼돌렸지만 횡령금을 모두 반환했다는 이유로 경찰은 ‘각하’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달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은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보다 큰 문제는 ‘살아 있는 권력’과 연계된 사건의 경우다. 정권 실세 연루 의혹이 일었던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에서 경찰은 부실 수사로 거센 비판을 받고, 이 과정에 증거인멸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경찰 수사 역량과 독립성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했다.

독일이나 일본에서 검사 명령에 사법경찰이 복종하도록 규정하거나 사법경찰에 대한 검사의 지시ㆍ지휘권을 규정하고, 검사 지시 또는 지휘에 따라야 할 사법경찰의 의무를 규정한 것도 이 같은 우려 때문이다. 프랑스는 고등검사장으로부터 사법경찰관이 근무지 부여명령을 받아야 사법경찰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엄격하다.

검찰 안팎에선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주더라도 검찰 혹은 제3의 기관이 통제할 수 있는 제동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미 사건 등은 일선 경찰에 종결권을 주는 것이 맞겠지만, 경찰이 인지해 수사 착수했다가 자체 종결해 사건을 덮어버리는 ‘암장(暗葬)’이 우려된다”며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대폭 축소하고 경찰이 수사하되 전건 송치해 검찰이 사후통제를 철저히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인권 문제나 피해자 구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고소ㆍ고발 사건, ‘암장’ 사건 중 민원이나 이의 제기가 나오거나 인권 침해가 생긴 사건 등은 전건 송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개혁 방향 자체가 잘못 설정됐다는 시각도 있다. 정승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 개혁이 목적이라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같은 제3기관을 만들어 검찰 직접 수사를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지, 비대한 권력조직에 대한 검찰의 견제와 감시 기능을 빼앗는 건 새로운 문제를 낳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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