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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후폭풍’ 자유한국당

입력
2018.06.17 17:16
수정
2018.06.17 22:5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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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친박 앞잡이ㆍ사이코패스…” 내부 갈등 수습보단 ‘네 탓’ 공방 나흘간 논평 한 건 못 내 ‘당 올스톱’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을 의원들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선거패배의 후유증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해도 한번 돌아선 민심은 여전히 냉랭하고, 당 내부에서는 수습보다 ‘네 탓’ 공방만 하는 몰락한 당의 전형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선거 패배와 홍준표 대표 사퇴 이후 한국당의 기능은 사실상 올스톱 된 상황이다. 선거 다음날인 14일부터 17일까지 각종 현안에 대한 당 차원의 공식 논평이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서두르고 있지만, 당 기능이 마비된 한국당 처지에 이에 제대로 호응할 수 없는 분위기다. 삼삼오오 모여 대책을 논의하는 의원들도 당의 앞날을 쉽게 얘기 못하는 모습이다. 15일 의원총회에서 조기 전당대회보다는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쪽으로 의견을 모았지만, 대략적인 방향만 잡았을 뿐 구체적인 로드맵은 아직 검토조차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당 내부의 자중지란은 더욱 격해지고 있다. 당 대표에서 물러난 홍 전 대표는 사퇴 이틀 만인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1년 동안 당을 이끌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비양심적이고 계파 이익을 우선하는 당내 일부 국회의원들을 청산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일부 의원들을 겨냥했다. 홍 대표는 구체적으로 “고관대작 지내고 국회의원을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 추한 사생활로 더 이상 정계에 둘 수 없는 사람, 국비로 세계 일주가 꿈인 사람, 카멜레온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변색하는 사람,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사이코패스 같은 사람, 친박 행세로 국회의원 공천 받거나 수 차례 하고 중립 행세하는 뻔뻔한 사람, 탄핵 때 줏대 없이 오락가락하고 얼굴과 경력 하나로 소신 없이 정치생명 연명하는 사람, 이미지 좋은 초선으로 가장하지만 밤에는 친박에 붙어서 앞잡이 노릇하는 사람”을 인적 청산 대상으로 꼽았다.

홍 전 대표의 언급에 한나라당 출신인 전여옥 전 의원도 가세했다. 전 전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홍 전 대표의 마지막 막말은 들을 만 하다”고 운을 뗀 뒤, 15일 중진들의 정계은퇴를 주장한 정종섭 의원을 겨냥해 “서울대 법대 교수에 헌법학 책도 썼던 분이 ‘진박모임’ 인증사진 찍을 때 ‘저 사람 권력욕 참 대단하다’ 싶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행정자치부 장관도 했고 홍 전 대표 얘기 중 해당 사항이 많은 의원”이라고 꼬집었다. 주초 당 중진과 재선 의원 모임 등이 예정돼 있지만, 내홍이 가중되면서 당분간 수습책 마련도 난망할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더구나 “반성하다 정체성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 섣부른 좌클릭은 더 문제”라며 “이번 선거에서 콘크리트 우파가 30% 정도 있다는 게 입증됐다”고 주장하는 김진태 의원 같은 극우보수 기류도 여전히 당에는 남아 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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