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 스폰서 참여한 7개 기업 홍보, 지원 비용만 9000억원 개최국 러시아 지출액 10배 수준 응원 특수 보험상품도 100개 넘어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 경기 도중 중국의 스마트폰 기업 비보의 광고가 보인다. 연합뉴스

“중국팀만 빼고 모든 것이 러시아에 갔습니다.”

중국 관영 CCTV의 유명 앵커인 바이옌쑹(白巖松)이 지난 14일 러시아 월드컵 개막식 관련 내용을 전하면서 한 말이다. 비록 중국 국가대표팀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중국의 축구 열기만큼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뜨겁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실제 중국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을 사실상의 ‘안방 잔치’로 만드는 듯한 모습이다. 당장 중국 기업들의 월드컵 광고 마케팅 지출액은 ‘억’ 소리가 날 정도다. 3년째 세계축구연맹(FIFA)의 공식파트너인 부동산재벌 완다(萬達)그룹을 필두로 스마트폰 기업 비보(vivo) 등 3곳이 러시아 월드컵 공식스폰서다. 전기차 기업 야디(雅的) 등 3곳은 아시아지역 스폰서 업체 지위를 얻었다. 이들 7개 기업의 관련 지출액은 무려 8억3,500만달러(약 9,000억원)에 달한다. 세계 최대의 스포츠 마케팅 시장인 미국(4억달러)의 두 배, 개최국 러시아(6,400만달러)의 열 배를 각각 훌쩍 넘는 규모다.

이는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당시 스폰서 기업은 1곳에 불과했다. 중국 기업들이 세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를 세계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각에선 이들 기업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축구 굴기(崛起ㆍ우뚝 섬) 전략에 발맞춰 2030년 월드컵 유치전의 첨병 역할을 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월드컵 소비 측면에서도 중국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이번 월드컵 기간 중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인 축구팬은 최소 10만명을 넘는다. 특히 이들이 러시아 현지에서 소비할 것으로 추정되는 액수는 무려 64억위안(약 1조850억원)이나 된다. 앞서 러시아 정부는 해외 축구팬의 방문 규모를 150만명, 예상 소비액을 144억위안(약 2조4,400억원)으로 예상했다. 중국측 수치가 맞는다면 전체 러시아 방문 축구팬 15명 중 1명이 중국인인데, 소비액은 절반 가까이 되는 셈이다.

중국 내부의 열기는 더 뜨겁다. 경제매체 차이신(財新)망은 지난 16일 월드컵 특수를 겨냥한 보험상품이 100개가 넘는다고 소개했다. 러시아의 불안정한 치안 상태를 감안한 여행자보험이 대부분인데 수하물 피해나 여행 일정 변경 등은 물론 현금자동지급기(ATM) 사고나 응원복 훼손 등을 보장해주는 특화된 상품도 있다. 개별 보험료는 3위안(약 500원)에서 100위안(약 1만6,800원)까 다양하다. 차이신망은 일부 영세한 인터넷 보험사의 상품에 대해선 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최근 침체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중국 증시에서도 월드컵 특수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유력 증권사인 중신(中信)증권은 최근 “과거 6차례 월드컵 사례로 볼 때 개막 1개월 전부터 폐막 1개월 후까지 월드컵 테마주의 평균 주가 상승률이 44.8%였다”면서 “이번에도 미디어와 주류 등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월드컵 스폰서 기업들과 주요 주류업체들의 주가는 지난주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