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에 경영학 인기 급등 서울대, 이과생에 40% 할당 문과생 “차별 대우” 불만 폭발 “문과보다 학점따기 어려워” 이과생은 할당제 확대 주장
게티이미지뱅크

서울대 인문대 재학생 김모(23)씨는 올해 2월 경영학 복수전공을 신청하려다 기술경영 연합전공으로 방향을 틀었다. 학점 순으로 선발하는 경영학 복수전공은 평소 경쟁률이 4대 1에 달하는데, 이마저도 2월부터는 정원의 40%를 이과 학생에게 우선 할당하는 것으로 선발 방법이 변경돼서다. 김씨는 “경영학 복수전공 학점 커트라인(합격선)이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상대적으로 경쟁이 적은 기술경영을 택했다”라며 “학점이 4.3 만점에 3.8인데도 경영학 복수전공에서 떨어졌다는 지인도 있다”고 덧붙였다.

극심한 취업난에 대학 복수전공과 부전공 등으로 경영학이 인기를 끌면서, 서울대에선 선발 방식을 두고도 문과 학생들이 차별 받고 있다는 분위기다. 17일 서울대 경영대에 따르면, 2월 경영학 복수전공생 선발에서 문과 학생 커트라인은 3.9점대로, 평균 A 학점을 받아야 할 정도로 성적 진입장벽이 높았다. 반면 이과 학생은 신청자 자체가 적어 사실상 경쟁이 없었다. 이과 학생이라면 학점에 상관없이 사실상 ‘프리패스(무임승차)’로 경영 복수전공에 성공했단 얘기다.

문과 학생들은 안 그래도 취업이 어려운데 ‘벼룩의 간을 내먹는다’는 입장이다. 1년 선발 정원 137명 중 40%인 54명이 고스란히 이과 학생 몫으로 가는 만큼 본인들 설 자리가 줄어든다는 것. 경영학 복수전공 커트라인에 못 미치는 학점 때문에 고민이라는 문과 학생 박모(24)씨는 “취업에 유리할 거란 생각에 경영학 복수전공을 원하는 학생은 갈수록 느는데, 정원이 적어져 불만”이라며 “그 때문에 벤처경영, 기술경영, 글로벌 환경경영 등 비슷하지만 경쟁률이 낮은 전공을 택하는 동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과 학생들은 이과 전공이 좋은 학점을 따기 더 어려운 만큼, 이공계 할당이 오히려 다른 영역에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 일부 학생은 “컴퓨터공학, 통계학 등의 복수전공에도 이과 학생 할당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학점 커트라인이 높은 국가의 교환학생은 문과 학생들만 간다”고 불평하고 있다. 실제 교육부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2017년도 전공과목 A학점 비중을 보면, 문과 전공과목이 상대적으로 A학점을 많이 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영대 관계자 역시 “상대적으로 높은 학점을 받기 어려운 이과 학생이 문과 학생보다 불리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이과 학생 할당을 2월 처음 적용한 것이라 이번엔 이과 학생 신청 자체가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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