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로 침입한 사람 치고 30분 운행 10일엔 객실서 흉기 난동 안전과 편의성 동시에 살릴 방안 고민
지난 14일 신시모노세키역에 정차해 점검을 받고 있는 JR산요신칸센 열차. 열차 앞부분이 일부 파손됐으며 표면에 핏자국이 선명하다. 점검 결과 운행 도중 사람을 친 것으로 확인됐다. JNN 뉴스 캡처.

연간 이용객 4억명이 넘는 일본의 고속열차 신칸센(新幹線)이 최근 인명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 대책 마련에 빨간 불이 켜졌다. 2020년 도쿄(東京) 하계올림픽 등 대규모 국제행사를 앞두고 있어 테러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후쿠오카(福岡) 하카다(博多)역을 출발해 도쿄로 향하던 JR산요신칸센(山陽新幹線) 노조미호가 사람을 치고도 30여분 간 그대로 달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열차의 기관사는 “하카타역과 고쿠라(小倉)역 사이에서 ‘퉁’하는 소리를 들었지만 이전에도 동물과 부딪힌 적이 있어 정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결국 맞은 편에서 오던 열차의 기관사가 사고 열차 앞부분의 파손을 발견, 지령실에 보고하면서 신시모노세키(新下関)역에 정차해 긴급 점검이 이뤄졌다. 그 결과 열차 앞부분 표면에 핏자국이 있었고 보닛 내부에는 사람 신체 일부가 발견됐다. 이튿날인 15일 사망자는 52세 남성 간호사로 신원이 밝혀졌다. 선로가 지나는 이시자카(石坂)터널 인근에 정차된 차량의 소유주와 열차에서 발견된 신체의 지문이 일치한 것이다. 경찰은 이 남성이 신칸센 고가선로 기둥에 설치된 발판을 딛고 올라와 선로에 침입했을 가능성을 감안해 자살에 무게를 두고 있다.

JR 서일본 측은 그간 “(선로 주변에는) 울타리나 자물쇠가 있어 선로에 들어갈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를 계기로 선로에 고의로 침입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점검과 선로에 사람이 들어갈 경우 경보음이 울리는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JR도카이도(東海道) 신칸센 객실에서 발생한 20대 남성의 흉기 난동으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2015년 주행 중인 신칸센 내에서 분신자살 사건이 발생해 승객 1명이 숨지고 28명이 다친 사건을 계기로 객실 내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승무원의 내부 순회를 강화했음에도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도쿄올림픽 등 국제 행사를 겨냥한 테러 가능성을 대비하기 위해서도 위험물질 반입 차단을 위한 공항 수준의 수하물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JR도카이도와 국가교통성에선 현실적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루 이용객만 100만명 이상으로 항공기의 4배인 신칸센에서 모든 승객에 대한 검색을 도입할 경우 운임 상승과 탑승 수속이 길어져 편의성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이에 민간 경비요원 증원과 승무원과 지령실 간 정보공유 장치 도입 등 안전 강화 방침을 밝혔지만 미비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위험물질을 감지하는 인공지능(AI) 센서 도입과 탑승 전 일부 승객에 대한 임의적인 검색을 가능케 하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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