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비대위 체제

박주선ㆍ최고위원 6명 모두 물러나 김동철 비대위원장 “융합 최우선” 8월 중 전당대회 새 지도부 선출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이 6ㆍ13 지방선거 참패의 후폭풍에 따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들어갔다. 당 지도부가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15일 총사퇴하면서다. 그러나 제3당 실험은 물론 자신들이 내건 영ㆍ호남 화합을 선거 결과로 보여주지 못한 상처가 너무 크다. 특히 중도 정체성의 무력감이 확인된 데다, 당의 간판인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유승민 공동대표가 사라진 이후 어떻게 활로를 찾을지 난감한 상황이다.

전날 유 공동대표의 사퇴에 이어 이날 박주선 대표와 최고위원들까지 2선 후퇴를 결단하면서 바른미래당은 김동철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체제로 전환됐다. 약 2개월 간 당을 이끌게 된 김 위원장은 선거 참패의 원인으로 지목된 화학적 결합 실패를 최우선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당을 지지하고 당 역할에 기대했던 많은 국민께 참담한 심정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최고위원 전원(6명)이 대표와 함께 동반 사퇴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날까지만 해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들은 기존 지도 체제를 유지하며 전당대회를 준비하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이후 의원들의 의견 수렴 과정에서 사퇴 쪽으로 무게가 실리면서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어떤 분들은 즉시 사퇴하지 않고 미적거렸느냐고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절대 미적거린 것이 아니라 후임 지도 체제를 만들기 위해 이 정도까진 하고 나가는 것이 책임 어린 자세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지도부 동반사퇴에 따라 바른미래당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됐다. 당헌ㆍ당규에 따라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 김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가 해야 할 일은 첫 번째가 당이 화학적 융합을 통해 하나가 되게 하는 것, 두 번째는 전당대회를 차질 없이 준비하는 것”이라며 “국민의당 출신, 바른정당 출신 구분할 것 없이 모든 구성원들이 위기의식과 절박함을 갖고 있는 만큼 진통이 있을지라도 화학적 융합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장 이날 손학규 선거대책위원장과 김 위원장, 박 대표, 안 후보의 오찬 회동에 유 전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벌써부터 분열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김 위원장 역시 “보수 야당이란 프레임을 극복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보수정치 혁신의 길을 찾겠다”고 선언한 유 전 대표와의 갈등 가능성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정치인은 누구나 소신과 철학이 있겠지만 당내 공감대가 형성되면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접을 줄도 알아야 한다”며 유 전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일단 다음 주 중 후임 원내대표를 선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새 지도부는 8월 중 전당대회를 열어 선출하기로 했다. 차기 대표 후보군으로는 손학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비롯해 김관영 오신환 이언주 하태경 의원 등이 당 안팎에서 거론된다.

손학규(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박주선 전 대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바른미래당 창당을 주도했던 유 전 대표와 안 후보는 당분간 당의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오찬 회동을 한 뒤 딸 설희 씨의 학위 수여식 참석 차 미국으로 출국했다. 안 후보는 회동에서 수여식만 마치고 바로 귀국하겠다는 계획만 밝혔을 뿐, 이후 거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유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유 대표는 당분간 당과는 거리를 두고 거취를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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