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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미래다] “보험금 청구, 온라인 원터치로 끝… 행정 절차ㆍ비용 확 줄였죠”

입력
2018.06.17 14:31
수정
2018.06.17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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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비 청구 간소화 서비스 개발한 지엔넷 김동헌 대표 인터뷰
김동헌 지엔넷 대표가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김동헌 지엔넷 대표가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IBM 입사해 20년 간 IT 연구 ‘음성인식’ 기술 바탕 첫 사업 온라인 플랫폼 영역으로 확장 실손보험 빠른 청구 서비스 개발 10개 병원ㆍ10개 손보사가 적용 “공익성 강화한 핀테크 기업 목표”

아프거나 다쳐서 병원 치료를 받고 보험 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은 보통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영수증에다 진료비 세부내역서, 원외 처방전 등 챙겨야 하는 서류가 한두 개가 아닌 데다, 이를 직접 팩스나 우편으로 보험 회사에 보내고, 제대로 전달됐는지 확인해야 하는 것도 고스란히 소비자 몫이다. 더구나 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경우 서류를 챙기고 보내는 일은 보통사람보다 훨씬 더 어렵다.

김동헌 지엔넷 대표는 보험비를 청구하는 복잡한 절차를 단순화하면 편리하겠다는 생각에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 사업을 지난 2014년 처음 시작했다. 정보통신(IT) 업계에 수십년 간 발을 담가온 전문가로서 병원에서 보험사로 서류를 전달하는 ‘온라인 서류 전달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도 있었다.

그러나 서비스를 막 시작하려고 할 때 법적인 문제가 생겼다. 김 대표는 소비자가 동의만 하면 병원에서 보험사로 직접 서류를 보내도 문제가 없으리라 판단했지만 정부는 개인정보 노출 등의 우려를 이유로 이를 불법으로 판단했다. 수억원을 들여 개발한 서비스가 빛도 못 보고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김 대표는 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정면 돌파를 택했다. 업무 협약을 맺은 병원에 키오스크(무인 정보 단말기)를 설치해 소비자가 터치 몇 번으로 관련 서류를 보험사에 직접 전송할 수 있게 해 법적인 시비를 피했다. 또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도 개발해 휴대폰에서도 관련 서류를 보험사에 전송할 수 있게 해 소비자 편의성도 높였다. 지엔넷은 보험 가입자에게는 서비스 이용료를 받지 않고 있다.

김 대표는 “규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4년이 더 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소비자 편의성과 함께 신뢰도 높은 서비스 모델이 개발됐다”며 “지난해 9월 분당서울대병원과 삼성화재 간에 시범 서비스가 시작된 이래 현재 인하대병원, 중앙대병원 등 10개 병원과 NH손보, 흥국화재, 우체국 등 10개 손해보험사가 지엔넷 서비스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지엔넷 보험 청구 서비스가 시작된 후 소비자뿐 아니라 병원과 보험 관계자들도 좋은 반응을 보인다. 병원 입장에서는 보험 청구 서류를 원하는 내방 환자들에게 일일이 관련 서류를 발급하는 업무를 덜 수 있게 됐고, 보험사에서는 관련 서류가 제대로 발급됐지 확인하는 절차 등을 생략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보험사 병원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서류를 규격화된 데이터로 전송하기 때문에 시스템만 구축해 놓으면 병원과 보험회사 모두 행정업무를 간소화할 수 있다”며 “병원과 보험사 등은 플랫폼 사용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지만 서류 발급ㆍ확인 등에 들어가는 행정 비용보다 적다 보니 이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는 병원과 보험사가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에서 기초 학문인 수학을 전공한 뒤 서강대 대학원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했다. 이후 글로벌 컴퓨터 회사인 IBM에 입사해 20년 가까이 IT업계에 종사했다.

2000년대 초반 회사를 나와서 처음 시작한 사업은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음성인식’ 관련 사업이었다. 김 대표는 IBM에서 음성인식 관련 기술을 연구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기업의 ‘말하는 ARS’ 등을 구축했다. 음성인식 분야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김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 구축 사업에 바로 뛰어든다.

김 대표는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던 활동이 온라인으로 속속 이동하는 시기에 사람들을 좀 더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은 수익적 측면뿐 아니라 공익적 측면에서도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음성인식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플랫폼 구축 사업에 도전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가 처음 시작한 플랫폼 사업은 편의점 등에서 남는 동전을 공익 재단에 기부할 수 있는 ‘사랑의 동전’ 사업이다. 이후 현재의 보험비 청구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관련 서비스도 잇달아 개발했다. 김 대표는 “세상의 모든 활동이 온라인화하면서 여러 플랫폼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사람들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든다는 공익적 측면을 강조한 서비스는 잘 보이지 않는다”며 “보험에 국한된 현재의 서비스 범위를 은행 등으로 더 넓혀 진정한 핀테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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