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결과 분석]

민주당 사상 첫 ‘부ㆍ울ㆍ경’ 휩쓸어 대구ㆍ경북 고립된 한국당과 대비 ‘TK 광역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 민주당, 대구서 12%p올라 35.8% 46% 기록한 한국당과 격차 줄어 “영남지역의 정치 지형 변화 뚜렷 與, 21대 총선 200석 확보 노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6.13 지방선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승리한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11명이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앞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더불어민주당이 6ㆍ13 지방선거를 통해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자유한국당이 TK(대구ㆍ경북)에 사실상 고립된 것과 대비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98년 민주정의당 출신의 TK 정치인 김중권씨를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에 발탁하며 ‘동진(東進)정책’을 본격화한 지 30년 만에 한국정치의 고질적 병폐로 꼽히는 지역주의 벽을 완전히 넘어선 것이다. 상대적으로 지역주의가 옅은 젊은 세대의 투표참여가 늘어난 영향이 적지 않아 보인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최종 집계 결과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선거 기준으로 전국 17곳 중 TK 두 곳과 제주를 제외한 14곳에서 이겼다. 지방선거 사상 처음으로 PK(부산ㆍ울산ㆍ경남) 광역단체장 세 곳 모두를 휩쓴 덕이다.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를 보면 보다 성격이 분명해진다. 이번 지방선거가 사실상 지역주의 정치의 종말을 고하는 선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주당은 울산에서 중구(박태완) 남구(김진규) 동구(정천석) 북구(이동권) 울주군(이선호) 등 기초단체장 5곳을 석권했다. 민주당은 1995년 치러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23년 동안 울산에서 단 한번도 승리한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전벽해다.

부산에서도 16개 기초단체장 중 13개를 휩쓸었고, 경남에서는 전체 18곳 중 7곳에서 승리하며 선전했다. 특히 부산의 경우 부산진구(서은숙), 북구(정명희), 금정구(정미영)에서 3명의 여성 구청장 당선인을 배출했다. PK지역 광역의회도 민주당 품으로 넘어갔다. 부산시의원 지역구 선거에서 민주당은 모두 38석을 확보한 반면 한국당은 4석에 그쳤다. 울산에서는 민주당이 15석, 한국당이 4석을 차지했다. 경남에서도 민주당이 31석을 얻어 한국당(19석)을 압도했다.

TK지역 광역단체장(2곳)과 기초단체장(31곳) 중에선 구미시장(장세용) 단 한 곳에서만 당선인을 배출하는 데 만족했지만, 구ㆍ시ㆍ군의회의원 선거에서는 한국당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대구의 경우 45명의 당선자를 배출해 53명이 당선된 한국당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경북에서도 한국당(146명)에는 못 미치지만 38명이 당선돼 의미 있는 교두보를 확보했다.

민주당의 전국정당화는 TK지역 광역의원비례대표 선거를 통해 확인되는 정당 지지율을 분석해 봐도 뚜렷이 확인된다. 대구의 경우 민주당 지지율이 35.8%로 한국당(46.1%)과 격차를 크게 좁혔다. 앞선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이 23.8%로 69.9% 지지율을 기록한 새누리당(현 한국당)에 턱없이 못 미쳤던 것과 비견된다.

영남지역 정치지형의 근원적 변화가 확인되면서 이 지역 터줏대감 노릇을 해 온 한국당으로서는 2년 후 치러질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앞서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한국당이 전체 65석 가운데 48석을 얻으며 사실상 영남지역을 독식한 반면, 민주당은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9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 같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21대 총선에선 상당히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민주당이 영남에서 한국당과 1대1 맞대결이 가능한 상황이 됐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21대 총선에서 개헌선인 200석을 확보하겠다는 민주당의 말이 현실화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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