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4학년 라이 삼자나씨 경기남부청 외사 채용시험 합격 귀화 시험도 지난해 한번에 통과
네팔 출신 귀화 한국인 라이 삼자나씨. 조선대 제공

“이젠 좋은 경찰이 되는 게 꿈이죠.”

네팔 출신의 귀화 한국인 라이 삼자나(28)씨의 얼굴엔 수줍은 미소가 흘렀다. 지난 8일 경기남부경찰청의 올해 상반기 네팔어 외사 경찰공무원(순경) 채용시험에 합격한 그는 아직도 주변의 축하 인사가 부담스러운 듯 했다. 그도 그럴 게 조선대 경찰행정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이 학과의 ‘외국 출신 1호’ 경찰시험 합격생이라는 타이틀까지 단 터였다.

그의 어렸을 적 꿈은 경찰이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경찰이 멋져 보였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의 꿈은 고국인 네팔에선 그저 꿈일 뿐이었다. 2010년 대학 1학년 때 한국인 남편과 사랑에 빠져 결혼한 뒤 남편을 따라 전남 담양으로 이주하면서 그 꿈도 잠시 잊혀졌다. 당장 물 설고 말(言)선 낯선 땅에서, 시어머니까지 모시고 살아야 하는 그에게 경찰이 되겠다는 꿈은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그는 “꿈은 접는 게 아니고 펼치는 것”이라는 말에 다시 용기를 냈다. 2015년 3월 당시 네 살배기 아들이 눈에 밟혔지만 조선대 경찰행정학과 외국인 전형에 응시해 입학했다. 그는 1학년 때부터 경찰시험 준비에 나섰지만 결코 쉽지 않았다. 그는 “외국인으로서 대학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언어장벽, 어려운 경찰 시험과목 등으로 포기하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했다. 아내이자 엄마, 며느리, 대학생으로 1인 4역을 해야 하는 그에게 시험 공부를 할 수 있는 시간도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남들 다 다닌다는 학원은 그에겐 사치였다. 대신 그는 짧은 시간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며 책을 팠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재수, 삼수는 기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렵다는 경찰시험을 단 한 번에 합격한 것이다. 자신만의 공부법으로 그는 지난해 귀화 시험도 한 번에 통과했다.

라이 삼자나씨는 “모국인 네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한국과 네팔 문화 교류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경찰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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