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와 사립초, 국립초, 국제중 무상급식 단계적 확대” “대기업형 학원, 중소기업형ㆍ생계형 학원 나누어 학원휴일휴무제 등 제재 필요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4일 오전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선 후 교육청에 첫 출근 해 입구에서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6ㆍ13 지방선거에서 46.6%를 득표해 재선에 성공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4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조 교육감은 모두 발언에서 “저를 지지하지 않은 분들의 선택에도 합리적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혁신 방향을 유지하면서 안정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혁신학교 확대, 자사고 폐지 등 기존 소신은 지키되 혼란이 적고 전환에 따른 고통을 잘 고려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4월 교육부가 불허 방침에도 불구하고 현재 법외노조 상태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노조 전임자 휴직을 허가한 것, 자사고 등 폐지 원칙은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무상급식은 재원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으며, 학원 휴일 휴무제는 대형학원 위주로 도입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조 교육감의 모두 발언과 일문일답.

_민선 서울시교육감으로는 재선 성공 첫 사례다.

“혁신속 안정 많이 생각했다. 혁신 방향성을 굳건히 지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안정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그것을 저는 조용한 변화, 일관된 혁신으로 슬로건화 했다. 이게 제 트레이드 마크기도 하다. 단지 2기에는 몇몇 주요 정책들, 시민들이 강력히 원하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담대한 변화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어제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저를 지지하지 않은 분들의 선택에도 합리적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혁신의 기조를 반대하는 것은 수용할 순 없지만, 예를 들어 혁신학교 확대나 중단이냐, 자사고 폐지나 아니냐는 양보할 수 없는 주제다. 하지만 저를 선택하지 않은 분들의 선택에도 합리적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혁신정책을 추진하더라도 아이들에게 혼란을 적게 하고 전환에 따른 고통을 잘 고려하면서 혁신정책을 추진하라는 말씀으로 해석을 했다. 제가 1기에도 혁신원칙을 일관되게 지키면서도 조용한 변화를 지향하고, 학교 자율성 살리면서 소란스러운 개혁은 지양했는데, 2기에는 반대하시는 분들의 합리적 기대를 제가 어떻게 충족할까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가교육회의를 통해 다양한 국가교육혁신 의제에 대한 논의를 하는데, 그게 뭐 꼭 3년 단위로 결정할 필요가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국민적 합의를 모아가면 그게 구속성을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더 긴 호흡을 가지고 공론화 과정이 이뤄질 수 있겠다. 3년 후에 제도개선 할 수 있지만 5년 단위로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_지난 선거 이후에는 인수위원회를 꾸렸었는데, 이번엔 어떤 방식으로 구성하나.

“출범 준비위원회를 꾸려서 약 한달 정도 공약을 실행하는 구체적 방법ㆍ경로를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공약을 함께 담당했던 분들이 있다. 그래서 공동위원장 체제로 해서 내ㆍ외부를 결합하는 식으로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번에 학생들이 모의투표도 했다고 하는데 다음주에는 현장 방문 통해서 이런 과정에서 나온 학생들의 기대ㆍ요구들도 수렴할 예정이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후보자가 13일 오후 서대문구 충정빌딩 캠프에서 당선을 확정한 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부인 진희숙씨. 고영권기자

_교육감들 사이에서 본인 역할을 확대할 생각이 있나. 시ㆍ도교육감협의회 회장 출마 같은 것이 있겠는데.

“가끔 제가 이자리 있다는 게 꿈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재선이긴 하지만 전국적으로 보면 3선 교육감들이 많다. 저한테까지 자리가 오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_전교조 전임자 인정을 취소하라는 교육부의 공문을 반려했었다. 이 입장이 유지될 거라고 자료 냈는데, 추가적 조치는 안 하는 건가.

“그 부분은 얼마 전에 선거 과정에서 나왔지만, 과거에 사법 농단 사태가 있었다. 대법원에서 법원행정처 통해서 박근혜 정부와 법원이 유착이라고 할까 거래라고 할까, 어떤 시도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 과정에 전교조 판결도 있었다는 게 드러난 것 같다. 저는 대법원이 사법 신뢰 회복 차원에서도 전교조 문제는 결자해지하는 게 맞다고 본다.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가 원래 고용노동부에서 무리하게 행정 조치한 거고, 국제노동기구(ILO)에서도 국제 기준에 역행하는 거라고 얘기를 많이 했다. 더구나 사법 농단 소재였다고 밝혀진 만큼 사법 신뢰 회복을 위해서 대법원에서 조속히 전교조 문제 매듭 지어버리는 게 지금 법외노조 둘러싼 사회적, 교육계 혼란 정리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저희가 전임자 인정하거나 안 하는 것은 작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법외노조화 판결을 전제하고 그 안에서 판단할 수 있는 게 전임자 인정 비인정 문제 정도니까.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를 해결해야 될 당위성이 훨씬 더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대법원에서 이 문제를 매듭 지어주어야 한다. 전임자 인정 기조는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_다른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도 안고 가겠다고 했는데, 검토할 만한 것은 뭐가 있나.

“박선영 후보는 혁신학교 폐지 등 제가 혁신 기조 포기하지 않는 한 수용하기 어려운 큰 이슈들이 많았다. 작은 이슈들은 좋은 것들이 많았다. 행정 혁신 부문 등이 대표적이다. 조영달 후보께서는 자사고ㆍ외국어고(외고)의 완전 추첨제를 말씀해주셨다. 이전 임기 때 실행 하려고 했으나 못했던 건데 다시 한번 제기 해주셔서 감사하다. 더구나 중도 후보로서 제기해주셔서 완전추첨제에 대한 국민적 동의가 더 넓어지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저하고 미래교육 확장 위해서 교육 랩이라든지 제기하신 부분에 대해선 과감하게 수용할 생각이다. 가능하면 한 번 만나 뵈려고 생각 중이다.”

_다른 후보들하고 정책 간담회 할 생각 있는지

“일단 제가 당선자 입장에서 너무 뭘 하자고 하면 예의가 아닌 거 같다. 일단 한 번 뵙고 말씀 나누고, 가능하다면 그 이후에…제 입장에선 의견 수렴 과정으로 볼 수 있겠다.”

_임기 중에 북한하고 교육 쪽으로 교류할 생각 갖고 있는지

“저도 사회과학을 한 입장에서 남북 화해와 평화의 과정, 그리고 종전 선언이라든가 평화체제 구축 과정이 굉장히 일직선으로 순탄하진 않을 거라고 본다. 그 과정에서 남북 교육교류가 많이 필요하다고 본다. 선거 과정에서 ‘평화 교육감’이란 이름으로 학생들의 북한 수학여행 등을 포함시켰었다. 다만 우리 아이들이 북한을 대상화하는 방식으로 학생 교류가 이뤄져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1차적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최고의 교육 환경 제공하려 하는 것처럼, 북한 아이들에게도 교육 환경 수준을 제고하는 기여형 남북교류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_학원휴일휴무제는 지난번에도 공약했는데 결과적으로 잘 안 됐다. 이번엔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것 있나.

“사실 선거 막판에 약간 해프닝이 있었다. 학원휴무제 관련 출처 미상의 왜곡된 공보물이 배달돼서 학원 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반대 정서를 갖게 한 부분들이 있었다. 저는 어쨌든 과정은 여러 가지 혼란이 적도록 하되 지금같이 아이들을 공부 기계로 만드는, 장시간 학습에 시달리고 학습 시간을 더 늘리는 방향으로 경쟁하게 되는 환경은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일요일 학원휴무제라든지 선행학습법 상 학원을 포괄하는 문제 등에 대해선 전향적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단지 생계형 학원 교습소가 많은데 여기에 너무 충격이 클 수 있기 때문에, 추진 과정에서는 지혜가 많이 필요할 것 같다. 대기업형 학원과 중소형ㆍ생계형 학원 운영은 다르다.”

_외고ㆍ자사고 폐지가 탄력 받게 됐다. 일반고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복안이 있나.

“외고 자사고의 동시전형과 완전 추첨제를 결합시키는 정도는 교육부가 결단을 내리면 어떨까. 폐지는 국가교육회의 통한 공론화 과정 거치면 어떨까 생각 든다. 아시다시피 교육청은 평가 권한밖에 없다. 교육부에서 권한이양을 하고 있으니 외고 자사고 존폐에 대한 권한을 지방으로 보낸다고 한다면 권한을 행사 하겠다고 말씀드린다.”

-고교 무상교육 재원 마련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지금 재원 배분이 5(교육청):3(서울시):2(기초지방자치단체)다. 구청장 회의에 고교 무상급식 부분을 제안할 때 박원순 시장이 아주 적극적이었다. 제가 구청장 회의에 올릴 순 없고 시장이 올려야 하는데 아주 적극적으로 동의해서 담대하게 저희도 제기했다. 시장과 교육감이 동시에 고교 무상급식을 위한 제안을 한 것이다. 구청장이 대거 바뀌는 와중이라 결정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교육청만 해도 1,000억원이 넘는 돈이 들기 때문에 단계적 확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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