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슈둥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초빙연구원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6ㆍ12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냉전을 종식하고 한반도에 ‘평화의 문’을 열었다며 긍정 평가했다. 북미 정상 간 공동성명에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일부 지적도 있었지만 ‘세기의 만남’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그러면서 한반도 문제 해결의 진전을 위한 대북제재 완화ㆍ해제와 다자간 협력체제 구축을 제안했다.

자슈둥(賈秀東)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초빙연구원은 13일 “북미 공동성명에 담긴 양국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내용이 2005년 9ㆍ19 공동성명의 범위를 넘어서지는 않는 듯하다”면서도 “한반도가 10년이 넘는 우여곡절 끝에 문제 해결의 실질적인 출발선에 섰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미 양국은 불신과 약속 불이행이 반복되며 한반도 문제가 악화해 온 지난 과거를 교훈 삼아 향후 논의에선 무엇보다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정치적 의지를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 연구원은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하고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라며 “한반도 정세가 중요한 분기점을 맞이한 만큼 외교적 대화와 관련국들의 비핵화 노력에 보폭을 맞춰 완화나 중단은 물론 해제까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일현 정파대 교수

문일현 정파(政法)대 교수는 “북미 정상이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는 비핵화에 합의한 것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직접 언급하진 않되 이에 버금가는 효력을 내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또 “두 정상이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과 북미관계 정상화가 직결돼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한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어 “대북제재의 완화나 해제 여부는 후속 회담과 맞물려 논의될 가능성이 높고 종전 선언을 포함시키지 않은 건 앞으로 한국과 함께 논의하겠다는 의미일 것”이라며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공론화하기 시작했고 ‘중국 역할론’을 다시 강조하는 건 앞으로 한반도 문제 논의 과정 전반에 모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왕쥔성 중국 사회과학원 아태세계전략연구소 연구원

왕쥔성(王俊成) 중국 사회과학원 아태세계전략연구소 연구원은 북미 간 논의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다자협의체 구성을 주장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미 양국이 모두 성의를 보였지만 향후 담판은 훨씬 더 복잡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한반도의 비핵화를 진전시키고 종전선언에 이은 평화협정 체결 등의 과정은 다른 관련국들의 이익에도 직간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에 다자 간 협의체를 구축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날부터 한국ㆍ중국 등을 차례로 방문하는 데 대해 “미국도 사실상 다자간 논의와 협력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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