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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중국 속담 트윗... 망신살 뻗친 이방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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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중국 속담 트윗... 망신살 뻗친 이방카

입력
2018.06.13 17:52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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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지난달 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아동 복지 캠페인 ‘비 베스트’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지난달 7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아동 복지 캠페인 ‘비 베스트’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우리 편집자가 이게 어떤 속담인지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는데 도와주실 분 안 계신가요!“

역사적인 6ㆍ12 북미 정상회담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이방카 트럼프가 11일(현지시간) 미국 현지에서 트위터에 올린 글을 놓고 중국 네티즌 사이에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그가 ‘중국 속담’이라고 명기한 이 글의 출처가 불분명한 가운데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웨이보(微博)의 공식 계정에도 원문 출처를 묻는 글이 올라 왔다.

이날 이방카는 ‘그 일을 하려는 사람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방해해서는 안 된다-중국 속담’이라는 글을 올렸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추진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글의 맥락을 해석했다.

문제는 이방카가 ‘중국 속담’이라고 주장한 이 글을 중국인들이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날 웨이보에는 ‘가짜 속담’이라는 지적을 비롯해 수 만개의 관련 글이 올라 왔다. ‘진정한 군자는 바둑판을 보며 침묵을 지킨다(观棋不语真君子)’ 등을 뜻이 비슷하다며 제시한 이용자가 있는가 하면 일부는 ‘중국식 패스트푸드점 판다익스프레스에서 받은 포춘쿠키 안에 들어 있는 쪽지 메시지일 것’이라며 조롱했다.

이방카는 중국인 유모 손에 자란 맏딸 아라벨라가 유창한 중국어 실력을 자랑하는 등 중국과의 인연을 강조해 왔다. SNS 상에서 중국 여성의 롤모델로 추앙 받으며 ‘여신’으로 불리고 있기도 하다.

NYT는 이방카가 언급한 인용구가 극작가 버나드쇼의 말과, 1903년 미국 시카고의 한 매체가 당시 급변하는 사회상을 표현한 부분과 일치한다며 “중국과는 관계가 없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또 그가 부정확한 중국어 인용구를 언급한 게 처음이 아니라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이방카는 2013년에도 트위터에 공자의 말이라며 ‘좋아하는 직업을 택하면 평생 하루도 일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적었지만 출처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방카의 트윗이 지혜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중국 현자의 함축적인 말을 잘못 인용하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평했다. 미시간주 소재 캘빈칼리지의 래리 허즈버그 중국어학과 교수는 “많은 미국인이 출처를 정확히 모를 때 중국, 특히 공자의 말이라고 설명하곤 한다”며 “중국 고대문명의 인용구를 활용하면 말에 권위와 신뢰를 더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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