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결과 지켜보던 홍준표 굳은 표정으로 10분 만에 자리 떠 “그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14일 오후 거취 밝히겠다” 정파들 내부 투쟁에 매몰되면 당 공중 분해될 가능성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선 출구조사 결과 한국당이 완패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자리를 뜨고 있다. 서재훈 기자

6ㆍ13 지방선거 및 재·보선에서 자유한국당이 참패를 함에 따라 거센 책임론이 뒤따를 전망이다. 당장 광역단체장 ‘6+@’를 목표로 내건 홍준표 대표의 사퇴가 불가피해 보인다. 리더십 교체를 노린 당내 각 진영이 무한 경쟁에 들어가 제대로 수습 방향을 잡지 못할 경우, 보수 재편 정계개편과 맞물려 당이 쪼개질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홍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방송 3사(KBSㆍMBCㆍSBS) 출구조사 결과를 참담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당 지도부는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대구시장과 경북지사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패하고, 재보선도 경북 김천 외에 일방적으로 밀린 결과가 나오자 믿겨지지 않는 듯 차마 TV화면을 쳐다보지 못했다. 굳은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며 출구조사를 지켜보던 홍 대표는 10분만에 자리를 떴다. 그는 이날 밤 페이스북에 “출구조사가 사실이라면 우리는 참패한 것이다. 그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개표가 완료되면 내일 오후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14일 오후 예정된 최고위원회의에서 진퇴 여부를 밝힐 것이 유력하다.

선거 전 일각에서 제기된 홍 대표의 당권 재도전 시나리오 역시 명함조차 못 내밀 것으로 보인다. 당의 한 관계자는 “사천 논란이 제기된 부산 해운대을 재보선에 창원시장 선거까지 패할 정도로 비참한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 든 홍 대표가 다시 전면에 나설 명분을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홍 대표 퇴진 여부와 상관 없이, 한국당은 급속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어갈 공산이 크다. 만약 홍 대표가 퇴진하면 김성태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외부인사를 통해 쇄신작업을 맡기는 과거의 트랙을 따라갈 가능성이 높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모든 투표 결과를 다 수용하고 판단한 이후 내일 당 지도층과 수습방안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 결과는 워낙 처참한 수준이라 과거 방식대로는 수습이 가능할지 미지수란 얘기가 나온다. 특히 김무성 전 대표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우택 나경원 의원 등 그간 홍 대표의 리더십을 견제하던 인사들이 당 쇄신을 외치며 전면에 나서는 상황이 거론된다. 더욱이 이들이 별도의 세력화의 길로 나서면 보수진영 전체의 환골탈태를 요구하는 당 외곽 진영의 목소리와 섞여 혼란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번 참패를 통해 민심의 차가운 경고에 대응하지 못하고, 각 정파가 전방위 내부투쟁에 매몰될 경우 당이 공중분해 될 것이란 얘기까지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미 선거 전부터 일부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차기 리더십에 대한 얘기가 흘러나온 이유가 어디 있겠느냐”며 “보수 개편과 맞물려 한 동안의 혼란은 불가피해 보이는데 어느 수준까지 갈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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