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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왜 인민복을 입었나… 김정은의 패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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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왜 인민복을 입었나… 김정은의 패션 정치

입력
2018.06.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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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의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 주변을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의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 주변을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회담의 성과만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패션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일간 USA 투데이는 이날 김 위원장의 옷차림을 분석하며 그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복이 아닌 인민복을 선택한 건 ‘사회주의 국가’라는 북한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석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부 언론은 김 위원장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마오(쩌둥) 스타일’의 인민복 대신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회담장에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북한과 국제사회와의 관계가 전환되는 역사적인 자리인 만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복장을 입지 않겠느냐는 추측이었다. 실제로 그는 북한 미디어에 종종 양복 차림으로 등장했다. 올 1월에도 은빛이 도는 회색 양복을 입고 신년사를 발표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예상을 깨고 이번에도 인민복을 고수했다. USA 투데이는 이를 두고 국제사회와의 유대 관계를 맺기를 원하는 한편 사회주의 국가로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김 위원장의 심리가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이날 할아버지인 김일성과 아버지인 김정일의 얼굴이 들어간 배지를 착용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선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자리에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새겨진 배지를 다는 게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한테는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해 사실상 아버지 시대와의 ‘결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들어 종종 배지를 달지 않고 공식 석상에 나타나고 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공동으로 서명을 마친 합의문을 들고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 김 위원장 구두의 높은 굽이 눈에 띈다. 센토사=AP 연합뉴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공동으로 서명을 마친 합의문을 들고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 김 위원장 구두의 높은 굽이 눈에 띈다. 센토사=AP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키 차이를 계산해 굽이 높은 구두를 신는 치밀함도 보였다. 김 위원장의 키는 약 172㎝로 트럼프 대통령보다 18㎝나 작다. 하지만 이날 전 세계로 생중계된 방송에서 두 사람의 키 차이는 전혀 두드러지지 않았다. 두 정상이 합의문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위해 걸어가는 장면에서야 김 위원장이 높은 구두를 신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위원장은 국력은 물론, 올해 72세로 본인보다 나이가 40세 가까이 많은 트럼프 대통령과 ‘동등한 관계’라는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쓴 것으로 보인다. 아버지 김정일 역시 키가 더 커 보이게 하기 위해 생전에 바닥 창이 두꺼운 구두인 플랫폼 슈즈를 즐겨 신고 머리를 부풀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위원장이 회담에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쓰고 나타난 것은 특별한 의도가 있다기 보다는 건강 이상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 위원장이 최근 들어 안경을 자주 쓰고 있는데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이 생겨 시력이 급격히 나빠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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