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빙붕이 붕괴에 이르는 과정. 극지연구소와 국제연구팀은 빙붕 아래로 난류가 흐르고 빙붕 하부에 물골이 생기면서 빙붕이 붕괴되는 과정을 규명했다. 극지연구소 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부설 극지연구소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해수면 상승을 촉진하는 남극 빙붕(얼음 덩어리)의 붕괴 과정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냈다. .

극지연구소 관계자는 14일 “빙붕 하부에 형성되는 물골의 영향으로 상부에도 균열이 생겨 빙붕이 붕괴된다는 사실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미국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6월호에 게재됐다.

극지연구소와 캐나다 워털루대, 미 컬럼비아ㆍ텍사스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2014년 9월부터 ‘장보고과학기지 주변 빙권 변화 진단, 원인 규명 및 예측’ 연구를 실시해 왔다. 연구팀은 특히 2016년 4월 붕괴된 장보고과학기지 인근 ‘난센(Nansen) 빙붕’의 붕괴 과정을 인공위성과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통해 관측했다.

빙붕은 남극 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있는 두께 200~900m의 얼음 덩어리로, 대륙 위 빙하가 바다로 흘러내리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그간 빙붕이 붕괴되는 모습은 여러 차례 관측됐지만, 붕괴가 어떻게 시작되는 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연구 결과 빙붕 하부에 따뜻한 바닷물이 맞닿아 흐르면서 형성되는 물골이 붕괴의 발단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빙붕 상부의 얼음층도 하부 물골을 따라 함물되면서, 빙붕의 두께가 얇아지게 된다. 이어 상부 물골에 고인 물이 얼면서 물골의 깊이가 더욱 확장되고, 빙붕의 균열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주도한 이원상 극지연구소 해수면변동예측사업단장은 “지구온난화로 대기가 따뜻해지면 빙붕 하부로 흐르는 따뜻한 해수로 인해 붕괴 속도가 더 높아지고, 해수면 상승도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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