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방한 회견을 하고 있는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한국일보 자료사진

미국 내 대북문제 전문가로 꼽히는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시작이 반”이라며 “많은 결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전쟁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는 외교 과정의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차 석좌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1953년 (6ㆍ25전쟁) 정전 이후 처음 한반도에 평화의 문이 열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다가 올해 초 낙마한 차 석좌는 “불과 5개월 전 트럼프 행정부와 대화하면서 우리가 파멸적 전쟁을 피할 수 없는 길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며 “북한을 고립에서 끌어내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창의적 ‘올림픽 외교’와 김 위원장과 만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결정 덕분에 세계는 70년간 적대관계를 유지해온 북미 사이의 역사적인 회담을 목도했다”고 적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통적 대북 외교에 많은 흠이 있지만 그의 공을 인정해야 한다”며 “그의 외교가 북한의 ‘고립 버블’에 구멍을 냈고 이는 역대 어느 대통령도 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차 석좌는 북미 공동성명에 대해 “확실히 미진하다”면서 “김 위원장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폐기를 약속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엔 차원의 북한 인권문제 제기를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에게 존경을 표했다”며 “궁극적으로 핵 깡패국가에 대한 합법화가 될 것”이라고 했다. 차 석좌는 그러나 “북한 문제의 경우 결코 ‘좋은’ 정책적 옵션이 없다”면서 “오직 ‘나쁨’(bad)과 ‘최악’(worse) 사이의 선택만 있을 뿐”이라며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를 하도록 할 필요가 있으며, 김 위원장은 국제 사찰 전문가의 검증 이후 핵 폐기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미국으로 초청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오는 9월 유엔총회가 방미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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