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VLCC(초대형유조선) 대우조선해양 제공

전 세계에 불어 닥친 조선업 불황으로 일감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지만 국내 조선사는 수주 잔량을 늘리며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정부가 대규모 공공발주에 나설 계획이어서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영국 조선ㆍ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0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ㆍ35척) 가운데 한국이 55만CGT(15척)을 수주,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25만CGTㆍ13척)과 수주한 선박 수에선 큰 격차가 없었으나 선박의 가격ㆍ부가가치 등이 포함된 CGT 기준으론 2배 이상 차이 났다. 그만큼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우위를 보였다는 뜻이다. 3위는 독일(9만CGTㆍ2척)이었고, 일본은 한 척도 수주하지 못 했다.

올해 1~5월 누적 수주량도 한국이 410만CGT(87척)로 전체의 41%를 점유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중국(359만CGTㆍ157척)과 일본(113만CGTㆍ36척)이 뒤따르는 형국이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보다 8% 증가한 770척으로 예상된다”며 “선박 발주량 증가는 앞선 선박 제조기술을 갖춘 국내 조선업체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업 불황이 본격화한 2015년 이후 연도별 발주량(1~5월 기준)이 매년 늘며 조선업 부활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상황이다. 2016년 1~5월 선박 발주량은 608만CGT였으나 지난해엔 864만CGT, 올해 들어선 1,007만CGT를 기록했다.

특히 정부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통해 향후 5년간 총 8조원을 들여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ㆍ컨테이너선 60척ㆍ벌크선 140척 등 선박 200척 발주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도 호재다. 현대상선은 이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4일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를 위한 조선사를 선정했다. 현대중공업 8척, 대우조선해양 7척, 삼성중공업 5척 등이다. 이로 인해 각 조선사의 수주목표 대비 수주량 비율이 10~13%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올해 수주 목표(132억 달러)를 지난해보다 30% 이상 높게 잡은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목표액의 33%(44억 달러ㆍ54척)를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수주목표 73억 달러의 36%(26억1,000만 달러ㆍ22척), 삼성중공업은 목표로 한 82억 달러의 28%(23억 달러ㆍ24척)를 채웠다. 국내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몫은 약 10억 달러 규모”라며 “이번 발주로 조선 3사 중 대우조선해양이 가장 먼저 수주 목표액의 절반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곽지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3년간 액화천연가스운반선(LNGC) 발주가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향후 발주량은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LNGC는 국내 조선사의 주력 선종이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