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권 옹호 활동가이자 미국 최대 무신론자 단체 'FFRF'설립자 앤 게일러가 3년 전 오늘 별세했다. ffrf.org

임신중단(낙태) 권리를 위해 생을 바치다시피 한 페미니스트 앤 니콜 게일러(Anne Nicol Gaylor, 1926~2015)가 3년 전 오늘 별세했다. 향년 88세.

미국 위스콘신주 토마(Tomah) 출신인 그는 49년 위스콘신 매디슨대학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그 해 폴(Paul J. Gaylor)과 결혼, 네 아이를 두었다. 남편과 함께 취업알선 회사를 차려 운영하다 66년 지역 주간지 ‘타임스 트리뷴’을 사들여 직접 편집장을 맡았다. 67년 그는 낙태 합법화를 촉구하는 사설을 썼고, 여러 낙태권 옹호단체에 가입해 활동했다. 위스콘신 주는 1970년 임신 3개월 이내 낙태를 합법화했다. 게일러는 낙태 시술 비용을 마련하지 못하는 가난한 여성들을 위해 72년 ‘여성의료기금(Women Medical Fund)’을 설립했다. 당시만 해도 낙태 시술을 거부하는 의사들이 많았다. 그는 여성들을 뉴욕 등 다른 지역으로 보내 안전한 시술을 받게 하는 일도 주선했다. 낙태권 옹호단체인 ‘NARAL Pro-Choice America’ 이사로 일하며 상담 및 운영을 도맡았고, 75년 ‘낙태는 축복이다(Abortion is a Blessing

)’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그 책은 온라인으로 누구나 읽을 수 있다.

그가 76년 미국 최대 무신론자 단체 ‘종교로부터의 자유 재단(Freedom From Religion Foundation)’을 만든 것도, 주요 동기는 여성 인권운동의 일환이었다. 그는 여성 억압의 뿌리가 종교에 있다고 판단했고, 인권단체 어디도 종교와 종교집단에 직접 맞서지 못하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테네시 주 공립학교의 기독교리 의무교육과 위스콘신 주의 ‘굿 프라이데이(예수 재판-처형을 기리는 날)’ 기념일 지정 등 주 정부의 종교 편향에 소송을 걸어 승소했다. 현재 재단 회장은 그의 맏딸 애니 로리 게일러(Annie Laurie Gaylor)와 한때 복음주의 교회 목사였던 사위 댄 바커(Dan Barker)다.

무신론자답게 앤은 일체의 기념물을 만들지 말고 작은 비석 하나만 세우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가 자녀들에게 받아 적게 한 묘비명은 ‘페미니스트(Feminist), 활동가(Activist), 자유사상가(Freethinker)’였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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