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이스라엘 국립 박물관이 전시 중인 기원전 9세기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왕의 두상 조각. 알렘=AP 연합뉴스

왕의 얼굴을 묘사한 것으로 보이는 3,000년이 넘은 두상 조각이 이스라엘에서 발견돼 이 것이 누구 얼굴이냐를 두고 학자들 간에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두상 조각은 2013년부터 연구가 활발한 ‘아벨 벳 마아카’ 유적지에서 발굴됐는데, 학자들은 구약성경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이 지역의 수수께끼를 풀어 줄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일 AP통신에 따르면 구약성경 열왕기에 기록된 아벨 벳 마아카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접경지역이자 현대 도시 메툴라에서 2㎞ 남쪽, 텔단에서 6.5㎞ 서쪽에 위치한 지역이다. 19세기 고고학자들이 처음 발견할 당시 이름은 성서 지명과 유사한 ‘아빌 알-캄’이었다.

미국 아주사퍼시픽대 발굴팀과 이스라엘 히브리대의 고고학자 나마 야할롬-마크 교수는 지난해 여름 이 지역의 철기 시대 유적지를 발굴하다가 약 5㎝ 크기의 조각상을 발견했다. 발굴된 지층 연대는 기원전 9세기로 추정된다. 기원전 9세기 무렵 아벨 벳 마아카는 동쪽으로는 다마스쿠스에 근거지를 둔 아람 왕국, 서쪽으로는 페니키아의 도시 티레(현 레바논), 이스라엘 왕국 등 3개 부족의 세력권 사이에 놓여 있었다. 학자들은 수염만 약간 닳아진 정도로 상태가 잘 보존된 이 조각이 왕을 묘사한 것은 확실하지만 어떤 나라를 통치한 누구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발굴 후 예루살렘의 이스라엘 국립 박물관 소속 학예관들과 고고학자들은 이례적으로 이 두상을 신속하게 공개 전시했다. 자세한 보고서는 6월 중 발간되는 근동 고고학(Near Eastern Archaeology) 학회지에 게재할 예정이다.

이 박물관의 에란 아리 학예관은 “철기시대 조각품이 거의 남아있지 않고, 간혹 있더라도 대부분 아주 질이 낮은 것들인데 반해 이번 두상은 정교하고 뛰어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 왕이 누구냐 하는 것은 탄소 연대 측정치로 밝혀진 기원전 9세기라는 제작 연대 말고는 더 구체적으로 시기를 특정할 수 없다. 따라서 학자들은 다마스쿠스의 왕, 아합이나 예후 지파의 왕을 비롯해 구약성경에 언급된 모든 왕이 후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 두상이 단독으로 머리 부분만 제작된 것인지, 더 큰 전신상의 일부인지를 두고도 논쟁이 분분한 상태다. 히브리대 발굴팀은 이달 중 두상 조각이 발견된 자리에 대한 추가 발굴 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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