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선거 쟁점 공약 살펴보니

영어 공교육 조희연 “초등 1,2학년 금지 유지” 조영달 “놀이 성격으로 바꿔야” 박선영 “학교장 재량에 맡겨야” 대입 정책 조희연 “학종,교과,수능 균등 선발” 조영달 “내신,수능 모두 절대평가” 박선영 “절대평가 반대,정시 확대”
그래픽=강준구 기자

6ㆍ13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진보(조희연)ㆍ중도(조영달)ㆍ보수(박선영) 등 각 진영을 대표해 3자구도로 치러지는 첫 선거이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 등 대형 이슈와 지방자치단체 선거에 밀려 유권자의 무관심은 더욱 커졌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깜깜이 선거’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지만 이들의 공약을 비교해 보면 현안 진단과 해법에서 제법 차이가 난다. 후보들의 교육 정책을 쟁점별로 살펴 봤다.

외고ㆍ자사고 해법 제각각

외국어고(외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여부는 세 후보의 입장과 해법이 가장 극명하게 나뉘는 쟁점이다. 학생ㆍ학부모들의 학교 선택권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이냐는 교육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조희연 후보는 교육감 재직 시절부터 줄곧 외고ㆍ자사고를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입시교육기관으로 변질되고 고교서열화를 초래했다”는 믿음에서다. 반면 조영달 후보는 이들 학교를 존치하되, 서울 전역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신입생을 뽑자는 해법을 내놨다. 박선영 후보는 한 발 더 나아가 교육 수요자가 학교를 맘대로 골라 선택할 수 있는 ‘고교 완전 경쟁체제’ 도입을 들고 나왔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10일 “각 후보 공약마다 지향성은 분명하다”면서도 “정책을 뒷받침할 만한 실천적 논거가 부족한 점은 아쉽다”고 진단했다.

영어 공교육 어디까지

정부가 금지한 유치원 및 초등 1ㆍ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은 영어 공교육의 범위와 맞물려 찬반이 거센 사안이다. 조희연 후보의 방침은 정부와 비슷하다. 대신 원어민 교사를 모든 학교에 배치해 초등 3학년부터 확실하게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조영달ㆍ박선영 후보는 해당 연령의 영어수업 재개가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조 후보는 주입식이 아닌 놀이로의 영어교육 성격 전환을, 박 후보는 초등 1ㆍ2학년 수업을 학교장 재량에 맡기는 자율 규제를 대책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각각 사교육 절감 대책과 조기교육의 효용성을 입증하는 세부 대안은 미흡해 논란은 여전하다.

전교조 합법화

법외노조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합법화 문제 역시 세 후보의 관점이 확연히 엇갈린다. 가장 공격적인 쪽은 박선영 후보다. 그는 반(反)전교조 프레임을 내걸고 “학생들을 정치 희생양으로 만든 전교조를 몰아내겠다”고 선언했다. 조희연 후보는 “전향적 해결”을 표방하며 전교조 합법화에 우호적이다. 조 후보는 4월 교육부가 요구한 ‘전교조 노조전임 허가 취소’ 공문을 반려하기도 했다. 조영달 후보는 “대법원 판단(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을 존중하겠다”며 유보적 자세를 보였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이념 정체성을 중시하는 유권자들에게 전교조에 대한 태도는 표심을 가르는 확실한 쟁점”이라고 말했다.

대입정책 방향성

요즘 교육계의 최대 화두인 대입정책과 관련해서도 후보들의 생각은 천차만별이다. 시ㆍ도교육감이 대입제도에 직접 관여할 수는 없지만 초ㆍ중등 교육과정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입시도 영향을 받는 만큼 지역교육 수장의 철학은 상당히 중요하다. 조영달 후보는 ▦내신 절대평가 도입 ▦수능 절대평가 확대에 힘을 실었다. 반면 박선영 후보는 ▦수능 절대평가 반대 ▦대입 정시 확대 등을 주장한다. 조희연 후보는 재직 당시 “학종ㆍ학생부교과ㆍ수능전형의 선발 비중을 같게 하자”고 제안했었다. ‘2018 서울교육감 시민선택’의 김태훈 운영팀장은 “절대평가를 늘려 ‘줄세우기 교육’을 타파하려는 의지가 엿보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학교의 사교육기관화를 막으려는 시스템 개선책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너도나도 무상교육

‘무상교육’ 확대는 진영을 떠나 이번 교육감 선거 공약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하지만 세 후보 모두 실현 가능성에는 물음표가 따른다. 조희연 후보는 사립초교와 고교로 무상급식 확대 등을 공약했고, 박선영 후보는 고교 무상교육 확대, 유아 무상교육 단계적 확대를 위한 바우처 50만원 발행을 약속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한정된 재정이 무상 정책에만 쏠리게 되면 학습 활동 및 교수 환경 개선 지원이 소홀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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