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다치즈+불고기 ‘평화버거’ 등 싱가포르 식당가 6ㆍ12메뉴 불티 호텔 밖 광고판은 포토존 명소로 대할인 시작하며 쇼핑가도 붐업
로얄 플라자 호텔 외벽에 붙은 ‘트럼프-김정은 햅버거’ 광고판 앞에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세기의 핵담판’ 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싱가포르 식당가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을 이용한 메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장삿속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평화’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손님들의 반응은 뜨겁다.

8일 오후 찾은 싱가포르 선텍시티 내 울프버거는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날부터 미국산 체다치즈와 한국의 불고기 조합으로 만든 ‘평화버거’를 팔고 있는 곳이다. 계산대의 직원은 “가장 많이 팔리는 메뉴는 아니지만, 어제 출시한 것 치고는 성적이 좋다”고 귀띔했다. 실제 가게 밖에 놓인 광고판은 손님 유인에 꽤 효과가 있는 듯 했다. 광고판을 보고 들어왔다는 브라질 국적의 한 여성 직장인은 “치즈와 불고기 맛이 의외로 잘 어울린다”며 “회담이 끝난 뒤 쭉 팔아도 되겠다”고 말했다. 이 햄버거는 17일까지만 판매된다.

인근의 다른 식당인 하모니 나시레막도 ‘트럼프-김정은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었다. 이 식당은 북미 정상이 각각 자국의 김치와 미국산 쇠고기를 치켜세우는 그림을 밖에 내건 식당이다. 직원 코코씨는 “양 정상 그림을 밖에 내건 뒤 손님이 1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이 식당은 많은 손님들이 양 정상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가자 이날 아예 별도의 포토 존까지 설치했다.

트럼프-김정은 햄버거 아이디어를 낸 로얄 플라자 호텔 패트릭 피아트 대표(CEO)와 레시피를 만든 수석 쉐프 에이브라함 탄.

스콧가(街)에 자리잡은 로얄 플라자 호텔도 외부에 내건 햄버거 사진과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로 붐볐다. 앞서 외신들이 이 호텔에서 8~15일 ‘트럼프-김정은 햄버거’를 판매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명소 아닌 명소가 된 곳이다. 닭고기로 만든 패티 위에 김치가 얹혔고, 빵 위에는 인공기와 성조기가 꽂힌 햄버거다. 한국의 김밥과 미국의 감자튀김이 더해져 세트로 제공되며 가격은 회담 날짜에 맞춘 12싱가포르달러(약 1만원)다. 이날 오후 6시부터 트럼프-김 햄버거를 팔기 시작한 이 식당은 원래 뷔페식당으로 햄버거를 취급하지 않았던 곳.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면서 대화할 수 있다”고 한데 착안해 한시적 판매에 나섰다. 호텔 대표(CEO) 패트릭 피아트씨는 “소식이 전해진 뒤 해외에서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김정은 햄버거로 호텔 홍보까지도 톡톡히 한 셈이다.

트럼프-김정은 메뉴를 내놓은 뒤 매출 증대 효과를 본 한 식당이 8일에는 포토존까지 설치했다.
싱가포르 선택시티 내 울프버거가 7일부터 출시한 햄버거 광고판을 지나가는 직장인들이 쳐다보고 있다.
8일 싱가포르 오차드 거리 풍경. 8일부터 8월 12일까지 이어지는 '더 그레이트 싱가포르 세일'을 알리는 다양한 배너들이 거리를 수놓고 있다.

이날 시작된 ‘더 그레이트 싱가포르 세일’도 북미 정상회담 때문에 붐업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에서 6월초는 쇼핑몰들이 일제히 할인에 들어가는 때로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시기다. 특히 시내 곳곳에 할인행사 소식을 알리는 각양각색의 배너들이 내걸리면서 임박한 북미 정상회담과 맞물려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현지 PR업체 ‘MyagenC’의 노라 쨩 대표는 “화합ㆍ평화라는 컨셉트는 식품에 연관시키기가 쉽지 않은 개념”이라면서 “이런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오늘 시작한 대할인행사에서도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대할인 행사는 8월 12일까지 이어진다.

싱가포르=글ㆍ사진 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관련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