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에 대한 후속조치를 두고 사법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법원 노조가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연합뉴스

법원공무원노동조합(법원노조) 측이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와 관련한 형사조치를 요구하며 단식에 돌입했다.

법원노조 서울중앙지부 박정열 지부장은 8일 오전 9시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2층 로비에서 양승태(70) 전 대법원장 및 사법권 남용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조치(고발·수사의뢰)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박 지부장은 "참담한 심경으로 단식에 돌입했다"며 "신뢰라는 외관을 형성하지 못하고 재판을 계속하면서도 자기들은 독립돼있다는 말을 국민들이 믿겠느냐"고 말했다.

법원노조 관계자는 "박 지부장 단식 농성은 무기한"이라며 "김명수 대법원장이 양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형사조치 결단을 내릴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문에 대한 법관들의 대응은 고위직으로 갈 수록 소극적이다.

전국 각 법원장들은 지난 7일 대법원 401호 대회의실에서 전국법원장간담회를 열고 "사법부에서 고발, 수사의뢰 등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합리적인 근거 없는 이른바 '재판 거래' 의혹 제기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사법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개혁방안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사조치 반대'를 처음으로 명시한 건 서울고법 부장판사들이다.

이들은 지난 5일 판사회의에서 "사법행정권 남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실효적인 대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면서도 "대법원장, 법원행정처 등 사법행정을 담당하거나 자문하는 기구가 형사고발, 수사의뢰, 수사촉구 등을 할 경우 법관들에게 압박을 주거나 영향을 미침으로써 법관과 재판의 독립이 침해될 수 있음을 깊이 우려한다"고 의결했다.

4일 서울고법 고법판사(지방법원 부장급)회의에서는 "사법행정권 남용 행위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실효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만 의결됐다. 서울고법 관계자는 "'실효적인 대책'에 수사 필요성까지 포함돼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가정법원 단독·배석판사들은 전부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 바 있다.

서울남부지법 단독·배석판사들은 같은 날 회의에서 '수사' '고발' 등의 직접적인 표현은 없었지만 "우리는 사법행정권 남용행위의 관련자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부산지법, 청주지법, 수원지법 등 일선 판사회의는 대부분 성역 없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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