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승부만 놓고 보면 역대 지방선거는 여당의 무덤이었다. 1995년 1회 지방선거 이래 여당이 승리한 경우는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인 98년 2회 선거가 유일했다. 나머지 다섯 번 선거에서 여당이 패배를 했고, 이 가운데 네 번이 집권 3~5년 차에 치러진 선거여서 정권 심판론이 패인으로 지목됐다. 박근혜 정부 2년 차 때인 2014년 지방선거만 예외였다. 집권 초반이라 여당 승리가 예상됐으나 세월호 참사로 인한 심판 바람이 불면서 여당인 한나라당이 고배를 마셨다.

▦ 역대 지방선거 결과를 요약하면 집권 초반에는 여당 프리미엄이 작용하고 집권 후반으로 갈수록 정권 심판론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정권 심판론이라면 노무현 정부 4년 차였던 2006년 선거가 대표적이다. 국정 지지도가 급격히 하락하는 국면에서 선거의 여왕인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신촌 유세 과정에 피습을 당하면서 야당은 동정표까지 쓸어 담았다. 김대중 정부 집권 넉 달 만에 치러진 95년 선거는 여당 프리미엄이 작용한 케이스다. 문재인 정부 2년 차인 이번 6ㆍ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것도 이런 법칙 안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 선거 결과가 국정 지지도나 정당 지지율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았다. 이명박 정부 3년 차였던 2010년 선거 당시,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나 여당인 한나라당 지지율은 50%를 육박할 정도로 높았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30%를 밑돌았고 마침 천안함 침몰 사건까지 터지면서 여당 승리가 점쳐졌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7개 광역단체장을 차지한 민주당의 승리였다. 2008년 광우병 사태를 고비로 민심이 이명박 정부에 등을 돌렸다고 간파한 민주당이 무상급식을 이슈화하는 데 성공한 결과였다.

▦ 지방선거는 집권 초반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도 하고 집권 후반 정부에 등을 돌린 민심을 대변하기도 한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지방선거 결과가 여의도 정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지방권력 교체에도 불구하고 여의도 의석 지형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여당이 압승을 거두고 야당이 완패를 하더라도 여소야대 정국은 달라지지 않는다. 여당 지지율이 절반을 넘고 야당이 바닥을 치더라도 2년 뒤 총선까지는 민심과 괴리된 답답한 여의도 정치를 지켜볼 밖에 도리가 없다.

김정곤 논설위원 jk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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