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표팀, 볼리비아와 0-0

1.5군 상대로 무기력한 몸놀림 보스니아전 이어 2경기 연속 무승 무관심 반영한 듯 관중석 썰렁 손흥민 후반 투입… 그나마 활기
국가대표 공격수 손흥민이 7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와 평가전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인스부르크=연합뉴스

관중석은 썰렁했고 경기는 답답했다.

신태용(48)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FIFA 랭킹 57위)은 7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볼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59위)와 평가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한국은 지난 1일 보스니아(1-3 패)와 평가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11일 세네갈과 평가전은 전면 비공개로 치러진다.

이곳은 8년 전인 2010년, 허정무호가 남아공월드컵 직전 세계랭킹 1위 스페인과 평가전을 치렀던 장소다. 당시는 수많은 한국 교민을 포함해 1만8,000명이 가득 들어차 열띤 분위기였다. 한국은 0-1로 석패했지만 우승후보를 상대로 선전하며 자신감을 가지고 남아공으로 들어갔다. 반면 최근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적고 상대 팀도 약체인 탓인지 이날은 200명 안팎의 관중만 듬성듬성 자리를 지켰다.

신 감독은 이날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왼쪽부터 박주호(울산)-김영권(광저우 헝다)-장현수(FC도쿄)-이용(전북)이 포진한 포백과 기성용(스완지시티)-정우영(빗셀 고베)이 나선 중앙 미드필더는 베스트 멤버였다. 반면 최전방 공격수와 양쪽 날개는 변화를 줬다. 투톱에 197.5cm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전북)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을 내세웠다. 양쪽 날개는 A매치 2경기 출전에 불과한 이승우(베로나), 문선민(인천)이었다. 공격의 핵심 전력인 손흥민(토트넘)과 이재성(전북)은 벤치를 지켰다. 신 감독이 전날 예고한대로 18일 스웨덴과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대비해 감출 건 감추고, 실험할 건 실험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무실점 수비를 했다고 위안을 삼기엔 볼리비아 전력이 너무 약했다. 볼리비아는 남미예선에서 10팀 중 9위로 탈락했다. 더구나 이날은 A매치 경험이 10경기 이하인 신예들이 대거 나선 1.5군이었다.

한국-볼리비아의 평가전이 열린 7일 오스트리아 티볼리 스타디움. 관중석이 거의 텅 비어 있다. 잘츠부르크=윤태석 기자

공격에서도 전반에 이승우의 돌파에 이은 황희찬의 슈팅과 박주호, 이용의 크로스를 받아 김신욱이 날린 두 차례 헤딩 슈팅이 아깝게 골로 연결되지 못한 걸 빼면 위협적인 플레이는 없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문선민 대신 이재성, 후반 15분 이승우 대신 손흥민이 들어가면서 다소 활기를 찾았다. 손흥민이 후반 23분 왼쪽 돌파에 이어 호쾌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유럽 강호와 평가전을 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축구협회도 마음은 굴뚝같았다. FIFA 랭킹 12위로 월드컵 G조에 속한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대결을 추진했다. 그러나 잉글랜드가 자신들의 안방인 런던 아니면 안 된다고 못을 박는 바람에 이동 거리 때문에 무산됐다.

이틀 전인 5일 강한 체력 훈련을 소화한 탓에 이날 선수들의 몸은 전체적으로 무거웠다. 이는 스웨덴과 첫 경기에 앞서 단기간에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전혀 예정에 없다가 전날 밤 코칭스태프의 마라톤 회의 끝에 갑작스럽게 내려진 결정이 과연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신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상세하게 다 말할 수 없지만 한국에서부터 체력 훈련에 관한 부분은 다 계획에 있던 것이다”며 “(스웨덴과 첫 경기 전까지) 시간이 얼마 없는데 아직도 실험 중이냐고 볼 수 있지만 비공개 훈련 때 가상의 스웨덴을 만들어놓고 담금질하고 있다. 지켜봐 달라”고 답했다.

인스부르크(오스트리아)=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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